올해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만 9년을 맞이한 저는, 아래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어떻게 조직문화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조직문화 담당자는 이벤트를 기획하는 사람인가요?”
특히 두 번째 같은 질문을 들을 때면,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이렇게 말하고는 합니다.
“조직문화 담당자는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일하는 방식, 리더십, 마인드 셋, 성장 제도, 평가 제도까지 경계 없이 일해요. 물론, 필요하다면 조직 활성화를 위한 이벤트도 진행하죠.”
그동안 전통 대기업부터 게임회사,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과 산업을 두루 경험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업의 본질과 기업 목표에 얼라인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방향성 수립부터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며 실행해 왔고요. 하지만, 9년 차가 된 지금도 이 일은 매일이 새롭고, 다른 고민을 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조직문화 담당자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걸까요? 그리고 연차 별로 어떤 일을 맡게 될까요? 조직문화 담당자의 일에 관심은 있지만 잘 모르는 분을 위해 오늘은 저의 경험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조직문화, 정확히 어떤 업무일까
조직문화 담당자는 무슨 일을 할까요? HR 직무로 구분해 설명해 보자면 아래와 같아요.
1. HRM : ‘Human Resource Management’의 약자로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인적 자원을 확보 및 배치하고, 평가, 관리 등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직무로서, 조직문화와 연관된 대표적 업무로는 성과제도 등 인사 제도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말합니다.
2. HRD : ‘Human Resource Development’의 약자로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과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합니다. 조직문화와 연관된 대표적 업무로는 보통 교육을 통해 구성원의 업무 역량을 개발함으로써 구성원과 기업의 성장을 돕습니다.
3. OD : ‘Organization Development’의 약자로 조직 성과 및 역량 향상을 위해 조직 전반에 걸쳐 프로세스, 문화, 인사제도 등을 변화시켜 나갑니다. 이를 위해 조직의 개선 필요점을 컬처 서베이(Culture Survey), 퇴사 서베이, 1on1 등을 통해 상시로 발굴하고, 솔루션을 제시하여 개선해 나갑니다. 즉, 회사 미션에 가까이 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이끌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죠. 매우 광범위합니다.
개인적으로 조직문화 담당자는 조직 내 컨설턴트로서 조직 전체 관점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까지 해야 한다는 점에서 OD 직무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어느 순간부터 저를 조직문화 담당자로 소개하지 않고, 조직개발 일을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어요.
조직문화 담당자의 업무는 주로 ‘조직 전체’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조직문화 담당자가 하는 일들을 무 자르듯 정확히 구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직 변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핵심 가치를 재수립해 전파하는 일을 하거나, 신규 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리더십 교육을 진행하거나 성과관리 제도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필요하다면 다양한 업무를 해낼 줄 아는 유연함이 필요한 직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