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HR 팀장들> 작가 3인 인터뷰ㅣ강정욱, 김민교, 윤명훈

강정욱, 김민교, 윤명훈

<스타트업 HR 팀장들> 작가 3인 인터뷰ㅣ강정욱, 김민교, 윤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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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타트업 팀장들이 모여서 쓴 책이 화제다. 같은 HR이라고 해도 스타트업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사건, 사고가 있는지 사실적으로 담긴 책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현업 HR팀장으로 낮에는 일하고, 밤과 주말에는 글을 썼다는 세 명의 작가를 만나 책 한 권을 완성해 간 그간의 이야기와 본업에서의 HR 고민을 함께 들어봤다. 
강정욱
현재 AI 푸드테크 스타트업 누비랩에서 HR과 경영관리 총괄을 맡고 있다. 지금까지 50~1000명까지의 다양한 규모의 스타트업을 경험했고, 최근에는 HRBP로 전사의 전략과 조직구조, 문화를 등을 개선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김민교 
국내 미용의료 1위 플랫폼인 강남언니 앱을 서비스하는 힐링페이퍼에서 HR 리드를 맡고 있다. 2008년부터 직장생활을 해왔고, 대기업과 컨설팅펌, 개인 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해왔으며, 현재는 스타트업에서 사람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고 있다.

윤명훈 
대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유니콘 커머스 플랫폼을 거쳐 현재 원티드랩에서 피플팀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HRD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업 HR팀장이면서 동시에 HR analytics, AI, 조직문화와 관련된 주제로 회사 밖에서도 강의를  하고 있다. 


작가로 만난 세 사람, 책을 쓴다는 의미 


Q. 세 명의 HR 리더가 모여서 책을 쓰셨습니다. 함께 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강정욱 : 책을 좋아하기에 저만의 책을 쓰는 것이 숙원 사업과 같았어요. 좋은 기회로 첫 책의 공저 작업을 마쳐갈 때쯤 활동 중이었던 원티드 HR리더스 모임에서 ‘스타트업 HR’에 같이 써 내려갈 작가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봤어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온지라 그 내용을 한 번쯤 정리하고 싶었기에 용기 내어 작가 지원을 했습니다. 

김민교 : 당시 저는 업무에서 약간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의 여러 일을 혼자 고민하고 있었던 상황이라 머릿속이 복잡했고요. 이러한 것들을 한번 정리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운 좋게 책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제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이 되어 좋았고, 명훈 님과 정욱 님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었어요. 

윤명훈 : HR 책은 많지만, 스타트업 HR을 소재로 한 책은 거의 없는 것 같아서 이 작업이 의미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특히 저 혼자 경험으로는 부족할 것 같았는데 공저 프로젝트라고 하니 바로 지원했죠. 


Q. 의욕에 넘쳐서 시작했지만, 업무를 하면서 책을 쓴다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거 같아요. 

김민교 : 작년 여름휴가 때부터 작업이 시작됐어요. 휴양지에서 가족들은 신나게 놀고 있었지만 저는 약속된 초안 일정을 맞추기 위해 해변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쳤던 기억이 나요. 책 후반 작업부터는 주말에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된 카페에서 몇 시간씩 몰입해서 글을 썼고요. 한여름과 한겨울을 함께 보낸 집필의 여정이었네요. 

윤명훈 : 아무래도 현업을 하면서 책 작업을 해야 했기에 작가들끼리 일정 맞추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온오프로 만나서 글의 톤 앤 매너를 맞춰갔어요. 그 과정이 꽤 오래 걸렸어요. 하지만 현업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Q. 스타트업 HR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HR을 실행해 왔기에 다른 점도 많았을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강정욱 : 처음이 어려웠어요. 다들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몰라 일단 각자 알아서 글을 써보고 다시 미팅을 하자고 했죠. 첫 번째 미팅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다들 머릿속에 혼란과 물음표가 가득했어요. 평소에는 각자의 방식대로 사용했던 HR 용어도 통일해야 했고, 어떤 내용을 얼마만큼의 비중으로 다룰지에 대한 생각도 각기 달랐죠. 이걸 맞추는 게 꽤 오래 걸렸고 또 어려웠어요. 스타트업 현장에서 얼라인(Align)이 중요하듯 글쓰기도 역시 얼라인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웃음).

김민교 :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다는 것 외엔 좋은 점이 더 많았어요. 각자의 경험치가 다르기에 세 명이 모였을 때 HR의 전 영역을 커버할 수 있으니까요. 각자의 글 스타일을 맞추기가 어려운 면도 있었지만 오히려 조금씩 다른 스타일이 독자들에게는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해요. 

윤명훈 : 저 역시 스타트업 HR의 전 영역을 혼자 써야 했다면 부담감이 상당했을 것 같은데 든든한 두 분과 함께여서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즐거움을 느끼는데, 이번 책 작업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전에도 몇 권의 책을 공저했지만, 이 책에서 쓴 분량이 가장 많아요. 분량만큼 애정의 크기가 비례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웃음).  


 <스타트업 HR 팀장들> 책에서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Q. 이제 책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각자 맡은 파트 소개를 부탁드려요. 

윤명훈 : 저는 성장단계별 HR의 역할, 성과관리, 조직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HR 등의 파트를 맡았습니다. 말 그대로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에서 HR이 챙겨야 할 일들을 자세히 담았습니다. 이 시기를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많은 기업에서 고민하는 성과관리와 평가보상 부분도 작성했습니다. 

김민교 : 저는 인재영입 전략과 직업 경험 여정, 그리고 강남언니팀의 조직문화 등을 주로 다루었어요. 아무래도 제가 서치펌과 인하우스에서 다이렉트 소싱 경험이 있어 생생한 인재 영입 과정을 담을 수 있었어요. 또한 지금도 매일 마주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성장 고민을 듣고, 해결해가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의 팁을 책에 담았어요. 

강정욱 : 저는 성과관리와 조직문화, 그리고 조직변화에 대한 내용을 많이 작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내용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작은 스타트업부터 빠르게 성장한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보니, 그 과정에서 쌓인 시행착오와 배움들을 반영하고자 했어요.


Q. 킥오프 미팅을 했던 날이 생생하네요. 그때 모두들 많은 생각을 쏟아냈었는데, 책에 처음 생각했던 내용 그대로 잘 담은 거 같으신가요? 

강정욱 : 수위 조절이 조금 어려웠던 거 같아요. 있었던 일들을 날 것으로 더 끄집어내면 더 생생하게 쓸 수도 있었지만 조직에서의 일이 저 혼자만의 것은 아니니까 조심스럽더라고요. 그렇다고 다 깎고 깎은 내용을 책에 담을 수도 없으니까요. 이런 부분이 쉽지 않았어요. 

윤명훈 : 저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하고픈 내용들이 두루두루 담긴 것 같아요. 목차를 살펴보면 HR담당자라면 한 번쯤 고민했을 법한 주제와 꼭 알아야 할 내용으로 구성되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특히 HR을 익혀나가는 분들, 작은 조직에서 HR의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할 경영진이나 HR, 리더들이 읽기 좋은 책이죠. 맨 처음 주제를 잡았을 때보다 오히려 써 내려가면서 이야기의 틀이 더 잘 만들어진 거 같아서 다행스러웠어요. 

명훈 - 해리포터의 9와 ¾ 플랫폼으로 꾸며진 원티드랩 라운지에서


Q. 책의 작가이지만, 현업 HR팀장이시잖아요. 그런 면에서 책에 특별히 담고 싶은 내용이 있었나요?

강정욱 : 무엇보다 HR에는 ‘정답이 없다’는 사실이에요.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를 반복하는 것이 스타트업 HR담당자의 숙명인데요. 저 또한 머리를 싸매 고민하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그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유일한 답인 것 같고,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힌트를 얻거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저는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정욱 - 누비광장에서 전사 대상 공유회를 진행하며 


김민교 : HR담당자로서 구성원들의 성장을 고민했던 순간, 퇴사하는 직원들을 마주할 때의 순간을 담고 싶었어요. 이런 고민이야말로 스타트업에서 인재 확보와 관리 즉 좋은 직원 경험을 위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순간이에요. 독자들이 책을 읽고 어떤 인재를 모셔야 하는지, 그 인재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입사에서 퇴사까지의 여정을 짚으면서 회고해 보는 것이죠. 

민교 - 입사 1주년, 강남언니와 1년 더 성장하다! 


지금 스타트업에서 HR로 일하고 있다면! 


Q. 스타트업에서 HR이기에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있을까요. 일반 기업과는 다른 점이요. 

김민교 : 무엇보다 유연한 사고가 필요해요. 스타트업은 급속한 성장을 하기도 하지만 성장 중에 상황이 좋지 않아서 조직 규모를 빠르게 축소해야 하기도 해요. 이러한 환경에서 HR담당자들은 항상 정답인 제도를 운영하기보다는 구성원의 안정적인 성장과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제도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해요. 

윤명훈 : 대화에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도 다른 점일 거예요. 실제로 제 스케줄의 절반 정도는 1on1이나 티타임이에요. 어떤 제도를 만들고 실행하는 것보다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사람들과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의 주도성을 해치지 말아야 하고요. 

강정욱 : 일반 기업과 HR 역할 자체는 비슷할 수 있지만 환경 자체가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거예요. 역동적인 환경과 원칙과 예외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무에서 유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스타트업 HR의 어려움이자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Q. 이제 막 스타트업에서 HR을 시작했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윤명훈 : 스타트업의 가장 좋은 점은 여러 개의 모자를 써볼 수 있는 거예요. 때로는 HR 영역 너머의 일을 할 수 있는데 그 모든 경험에 열려 있었으면 좋겠어요. 안 하고 후회보다는 해보고 후회가 더 나을 테니까요. 그리고 사실 지나고 나면 생각보다 후회가 별로 없습니다. 

강정욱 : 저는 ‘이기거나 배울 뿐, 실패는 없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어요. 일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성과가 잘 나올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많은 것이 운에 좌우되는 스타트업 특성상 더욱 그럴 수 있는데요. 그래서 너무 자만하면 안 되고 반대로 너무 좌절할 필요도 없어요. 이번 책에는 외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작성했던 저만의 회고록을 많이 담았어요. 일을 통한 경험이나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면 지나고 나서 자신만의 회고록을 가질 수 있을 거예요. 

김민교 : 저도 성장에 대한 열망과 배움도 좋지만 작은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외연을 넓혀가라고 말하고 싶어요. 작은 성공은 자신감의 원동력이 되고 실패 또한 성장의 밑거름이 됩니다. 지금 자리에서 맡고 있는 업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성공시키기 위해 노력해 보세요.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Q. 이 책을 꼭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분들이 계시나요. 그들에는 어떤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되나요.

강정욱 : 스타트업 HR담당자가 당연히 첫 번째 독자겠지만, 그 외에도 많은 분이 떠올랐어요. 특히 다양한 팀원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나 CEO가 보기에도 충분히 도움이 될 거예요. 스타트업 HR을 경험하지 못한 전통 기업 HR담당자들의 서평도 듣고 싶어요. 맥락이 다르다 보니 비슷한 점도 있겠지만 다른 관점에서의 고민들도 있기에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민교 : 저도 스타트업 HR담당자뿐만 아니라 대기업 HR담당자들도 읽어보면 좋을 거 같아요. 제도의 필요성과 그 중심이 직원이 된다는 점, 왜 스타트업이 유연하고 빠르게 움직이는지 등을 참고한다면 MZ세대들이 유입되어 조직문화적 갈등을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생각의 전환을 일깨우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마지막으로 각자 좋아하는 책 속의 한 단락을 꼽아볼까요. 


강정욱 : 제가 좋아하는 단락은 HR의 딜레마에 대한 내용이에요.

“스타트업 HR 담당자에게는 이 모든 역할이 요구된다. 조직이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들을 수호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야 하고,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경영진의 방향성을 전사적으로 일치시켜야 하는 것이다.” 

답도 없고, 매 순간 딜레마 상황에 놓이지만, 거기서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스타트업 HR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김민교 : 저는 인턴에서 리더로 성장한 PO의 사례가 기억에 남아요. 

“스타트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사람은 새로운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사람이다. 이처럼 다양한 기회가 열려있는 스타트업에서 1년 만에 리더 역할을 하는 인재들이 나타나 다른 동료들에게 자극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의 사례도 존재한다.”

성장 열망이 강한 동료에게 스타트업은 기회의 장이기도 하지만, 동료와 조직이 함께 우상향하는 성장을 만들어 내도록 HR에서 주의깊게 살피고 세심하게 챙겨야할 제도들도 많아요. 성장이라는 단어 자체가 스타트업 HR에게는 보람이기도, 과제이기도 하지요.   

윤명훈 : 저는 소통의 어려움에 대한 단락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통은 어렵다. 규모가 커질수록 더욱 그렇다. 구성원들은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어렵게 느껴지고, 아쉬운 것은 경영진도 마찬가지다. 기업 평판 사이트에 올라오는 불만 가득한 글을 읽으면서 마음의 문을 닫거나 서로 오해가 쌓이는 경우도 있다.” 

대기업도 소통은 어렵습니다. 물론 스타트업도 어렵고요. 약간의 차이라면 스타트업에서는 조금 더 동지적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일로 만난 사이인데, 확실히 인간적으로 더 가까움을 기대하거나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소통이 잘 안되기 시작하면더 서운해지고, 일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관계적 갈등이 더 잘 드러나는 것 같아요. 저도 어렵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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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원티드 콘텐츠팀 리드 
사진 이용석 스튜디오 E 실장 


발행일 2024.0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