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신입으로 평가받는 방법ㅣ이혜민 핀다 대표

일 잘하는 신입으로 평가받는 방법ㅣ이혜민 핀다 대표

일자

상시
유형
아티클
태그
이 아티클은 <&Workers : Begin again> 시리즈의 4화입니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는 1,000만 주거래 은행을 목표로 대출 상품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노련하고도 거침 없는 횡보를 보이는 핀다 대표에게도 쉽지 않은 신입 시절이 있었다.




긴 장마가 그친 뒤,

첫 햇살의 감각


Q. 창업을 시작하시기 전, STX 전략사업기획실에서 근무하셨는데요. 그 당시 어떤 주니어 시절을 보내셨는지 궁금해요.

A. 그때가 벌써 17년 전인데요. 이때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치열한 시절을 보냈어요. 입사 동기 중 제가 제일 나이가 어렸고, 한 달간 진행된 입사 연수에서 만난 팀원 중에서 저 혼자 여성이었어요. 계열사 성격상 비교적 남성중심적이다 보니, 여성이 오래 일하기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었어요. 그 당시 임원진도 대부분 남성이었기 때문에 유리천장이 확실히 보이는 조직이기도 했죠.


Q.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실수가 있었다면요?

A. 처음 혼난 실수는 메일이었어요. 제가 보낸 메일 수신자가 여러 명이었는데 직급순으로 보내지 않았던 거죠. 또 한 가지는 상사에게 “점심 식사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었던 거예요. 회사에서 ‘다나까’를 써야 하는 문화를 지키지 않아 지적받았던 거죠. 그런 보수적인 회사 문화를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그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고,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Q. 그렇다면, 그런 실수는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A. 사실 크고 의미 있는 실수는 창업 이후에 많이 했어요. 특히 의사결정과 제 언행에 대해서였죠. 다행히도, 주변에 제 실수 혹은 선택과 관련해 생산적인 피드백을 해주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들과 대화하다 보면 그때 내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되돌아 볼 수 있고, 다음에 더 잘해 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하더라고요. 일에 몰두할수록 사소한 데서 예민해질 수 있는데요. 그럴 때야말로 대화의 장을 만들어 서로의 실수를 허심탄회하게 나누며,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고 변화하고 싶은지 털어놔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제 주니어 시절을 떠올려 보면, 당장 필요했던 지식은 ‘메일 말머리 작성하는 방법’ ‘레퍼런스 수집, 정리하는 노하우’ 같은 거였어요. 업계에서 성공한 선배들의 인사이트는 아직 먼 이야기였죠. 그래서 대표님께도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어요. 전직군 대상으로, 실무와 관련해 주니어에게 팁을 준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일하는 목적을 나를 포함해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명확하게 알아야 해요. 말씀 주신 메일 말머리를 작성하는 노하우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상대방에게 메일을 작성하는 이유와 목적을 분명히 인지해야 하죠. 그것이 선행되어야 메일 말머리에 어떤 문장을 써야 하는지 보일 거예요. 또 다른 예로, A 업무를 ‘상사가 시켜서’ 하는 사람과 A라는 업무를 왜 해야 하는지, 그 업무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시작하는 사람의 결과는 서로 달라요. 다시 말해, 목적(목표)를 잘 수립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어려운 금융도

‘땡큐 핀다’ 할 수 있다면


Q. 무엇이든 경험을 통해 나에게 맞는 대상을 찾아간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커리어를 좌우하는 이직에서만큼은 최대한 위험 요소를 피하면 좋을 텐데요. 나에게 맞는 기업과 조직문화를 찾는 시도로 무엇이 있을까요?

A. 기업과 대표 철학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대표가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라고 정의하는 데서 기업의 목표가 처음 수립되고, 그 이후에는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니까요. 그래서 지원하고자 하는 기업이 나와 맞을지 고민된다면, 대표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을 추천해요. 인터뷰를 통해 대표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거예요. 

만약 대표 인터뷰 콘텐츠가 없다면, ‘링크드인’과 같은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비슷한 계열사 혹은 경쟁사에 재직 중인 사람이 업로드하는 콘텐츠를 구독하거나, 그에게 커피챗(Coffee Chat)을 신청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간접적인 방법으로 조직문화를 아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내가 만약 신입이고, 궁금한 회사의 인턴 기회가 열려 있다면 인턴으로서 기업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아요.


Q. 그럼 이번 기회에 대표님께 직접 들어 봐야겠네요. 핀다 조직문화는 어떤가요?

A. 핀다 슬로건이 ‘땡큐 핀다(thank you, finda!)’인 만큼, 고객 중심적인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는 문화예요. 우리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논의하는 과정에서 모두의 생각이 동일할 순 없을 텐데요. 이때 정말 치열하게 이야기해요. 그리고 주체성을 갖고 일하는 문화를 갖고 있어요.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문화예요. 일하는 방법도 동일해요. 주 40시간을 본인이 유연하게 활용해 업무를 진행합니다.


Q. 주니어가 핀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커리어 성장은 무엇일까요?

A. 앞선 질문에 대한 답변과 비슷한 결인데요. 직급, 연차 상관없이 본인이 맡은 업무가 존재하고 각자의 업무에서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니어도 프로젝트의 전체적인 진행 과정을 경험하며 그와 관련한 기술을 기를 수 있어요. 내가 내린 결정이 옳았는지, 틀렸는지 바로 확인하며 민첩하게 대응할 수도 있고요.

Q. 한 인터뷰에서 대표님은 함께하는 사람들(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에 창업을 계속 할 수 있었다고 말씀하셨어요.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동료란 어떤 사람인가요?

A. 같은 방향성을 갖고 최대한의 성과를 내기 위해 러닝 메이트처럼 달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회사 동료들은 서로 톱니바퀴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한 명이 잘못하면 전체 퍼포먼스에 영향을 줘요. 그래서, 추구하는 방향이 너무 다른 동료는 아무리 실력이 좋고 관련 경험이 많아도 같이 나아가기 쉽지 않아요. 


Q. 저는 작년 여름, 전세자금대출을 받고 나서야 금융 상품에 눈을 뜨게 됐어요. 핀다와 같은 서비스의 중요성을 뒤늦게 알기도 했죠. 저와 같은 잠재 유저(고객)가 많을 텐데요. 핀다가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설득하고 유입시킬지 사뭇 궁금해집니다.

A. 금융은 누군가에게 지금 당장 니즈가 없으면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고, 대출은 여러 선입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에디터님처럼 전세대출 등의 이벤트를 겪게 되면 굉장한 관심이 생기게 되죠. 결국에는 금융 서비스가 고객의 일상과 얼마나 닿아 있는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핀다는, 대출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일보다, 누군가 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때 핀다가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나아가, 유저가 핀다로 더 나은 대출 조건을 찾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핀다에서 다양한 금융 고민을 나누고 적절한 도움을 얻었으면 해요.


Q. 대부분의 기업이 콘텐츠를 필요로 합니다. 핀다 또한 다양한 채널에서 금융 소식을 들려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온드미디어 콘텐츠가 갖는 허들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거듭 느끼고 있어요. 핀다에게 콘텐츠는 어떤 의미이며, 유저에게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시나요?

A. 여전히 금융 서비스는 이해하고, 활용하기 어렵다는 인상이 있어요. 수만 가지 방법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조차 혼란스러울 때가 있고요. 핀다는 이런 어렵고 무거운 이야기를 콘텐츠로 쉽게 풀어서 전하고 싶어요. 핀다 콘텐츠가 유저에게 여러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는 데 좋은 무기가 되기를 바라요.


오늘도 무사히

퇴근하겠습니다


Q, 저는 유튜브 ‘뜬뜬’ 채널의 콘텐츠를 재밌게 보고 있어요. 특히 개그맨 유재석이 진행하는 영상을 좋아하는데요. 본인의 분야에 정점을 찍고 있는 연예인들이 유재석의 여가 활동에 동의하며 쉴 땐 ‘저도 자빠져 잔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묘한 위안을 얻기도 해요. 대표님은 쉴 때 무엇을 하시나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실 것 같은데요.

A. 이제 세 살이 된 아이를 돌봐요. 아이를 돌보는 데 정말 많은 에너지가 들잖아요? 아이를 재우는 제 목소리에 제가 취해 먼저 잠들기도 해요.(웃음) 아이가 잠들고 기운이 남는다면, 좋아하는 와인을 한 잔 마시거나, 보고 싶던 드라마를 몰아 봐요. 


Q.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분야)가 있나요?

A. AI예요. 핀다도 많은 시도를 하고 있고, 최대한 활용하려고 해요. 올해 1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지원을 받아 사내 해커톤 행사 ‘2024핀다톤’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생성형 AI를 주제로, 정해진 기간 동안 참가자들이 한 장소에 모여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협업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AI 유무를 기준으로 시대가 크게 나눠질 거라고 예측해요.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오늘 언제 퇴근하시나요?

A. 여유가 되면 6시 30분쯤 퇴근해서 육아를 시작하려고 해요. 금요일은 다른 요일에 비해 내외부 미팅이 일찍 끝나는 편이거든요. 또, 사람들이 대출을 덜 받는 요일이기도 하고요.(웃음)

▶ <&Workers : Begin again> 시리즈 보러 가기



박효린 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


발행일 202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