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워지는 출근길과 치솟는 물가, 내려올 줄 모르는 고금리 정책.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치 없이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멋진 녀석이 있으니 바로 월급이다.
이직을 마음먹고 원티드에 접속하기까지 다양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이유야 어떠한들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 중 다수는 현재보다 ‘더 좋은 조건’을 보장해 줄 수 있는 회사로 가는 게 목표일 것이다.
시간은 없지만 각자의 이유로 더 나은 회사를 가야 하는 유저를 위해 오직 이직만을 위한 재무제표 보는 방법을 기술해 보려고 한다. 저자는 전공이 세무학에 첫 회사에서 공시 업무를 맡다 보니 스스로 재무제표와 참 친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의 입장도 들어봐야겠지만.)
전공과 실무 경험, 총 20여회 달하는 면접 경험을 바탕으로 이직(취업 준비)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자 아티클을 기획했으니 모쪼록 유익하고 재밌게 읽히는 글이 되길 바란다.
반가워, 전자공시 👋
먼저 내가 지원하는 회사의 가장 정확한 재무제표를 분석하기 위해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에 접속해야 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이 파란 화면이 우리를 맞이해 주는데 상단 박스가 쳐져있는 공시통합검색창에 지원하는 회사를 검색하면 된다.회사명을 검색하면 회사명 앞에 특정 표식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총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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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표식을 간략히 설명하고 넘어가면 좌측부터
(유) 👉 유가증권 시장(코스피)
(코) 👉 코스닥 시장
(넥) 👉 코넥스 시장
(기) 👉 시장에 상장되어 있지 않은 기타법인이다.
상장사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기타법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법적 의무가 부여되기 때문에 취업 준비생과 투자자가 전자공시사이트에 시간만 투자하면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 또한 통상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회사의 경우 우량 기업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언급한김에 깨알 정보를 하나 공유하면 최근 하이브가 대기업 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되며 대기업 총수 반열에 올랐다는 기사가 났는데, 공시 보고서명에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가 있는 경우 해당 기업은 우리가 아는 대기업 계열사 중 한 곳임을 의미한다. (아래와 같이 유명 대기업의 이름이 붙어있지 않지만 해당 회사는 공식적으로 대기업 계열사 중 하나다.)
막간 퀴즈! ‘로보스타’는 어느 대기업 집단의 계열사일까?
두 번째로 열람을 추천하는 보고서는 가장 최근의 ‘사업보고서’다. 사업보고서를 클릭하면 좌측 화면에 목차가 나오는데 그중 회사가 1년 동안 벌어들인 이익을 알 수 있는 ‘포괄손익계산서’를 클릭하면 좋다. 회사의 표시 방법에 따라 ‘손익계산서’라고 기재되어 있는 회사도 있을 텐데 이는 회계상 구분되는 용어이니 이직을 위한 재무분석 목적으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자, 아래 표를 확인해 보자. (참! 막간 퀴즈의 정답은 바로 ‘LG’ 😊 혹시 알고 있었다면 당신은 경제 박사.)

표에 기재되어 있는 여러 ‘이익’ 중 이직하는 직장인이 봐야 하는 부분만 골라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 매출총이익과 영업이익 : 매출에 원재료 구입 비용과 생산에 직접 관여된 사람의 인건비 등 작업 비용을 포함해 일련의 원가결산과정을 거친 매출원가를 차감한 금액이 매출총이익이 되며. 여기에 재경, 인사 등 사무 업무 인원의 인건비와 각종 홍보 비용 등을 포함한 판관비를 차감해 영업이익이 나오게 된다.
📍 세전이익 : 회사에 따라 다르지만 회사의 영업 상황과 별도로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여유 자금을 굴려 벌어들인 금융 수익과 빌려온 돈(차입금)에 대한 금융 비용 그리고 영업 활동 외 기타 수익과 비용을 차감해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이 된다. 이를 통상 세전이익이라고 부른다.
⭐ 모든 이익 항목에 기본적으로 양의 값(+)가 적혀있어야 ‘사업을 잘 하고있는 회사’라고 볼 수 있으며 굳이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제일 중요한 건 본연의 사업으로 돈은 잘 벌어오고 있는지 알려주는 영업이익이라고 생각한다.
TIP) 용어에 괄호 표시가 있는 항목은 괄호 안의 항목이 반대 부호란 의미다. 예를 들어, 영업이익(손실)칸에 (2,000,000)이 적혀있다면, 영업손실이 2,000,000이라는 뜻(적자)이다.
세전이익은 회사 본업이 잘 안 되더라도 가지고 있던 건물이나 토지 등을 팔아 갑자기 큰 이익이 잡혀 (+)가 되었을 수 있다. 당연히 (-)가 나는 것보단 좋겠지만 영업이익은 (-)인데 기타 수익이 커 당기순이익만 (+)가 되어 있다면 그다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만약 아래 손익계산서처럼 모든 이익 값에 넉넉한 이익이 나고 있고 더 나아가 매출액 대비해 상대적으로 큰 영업이익을 벌어들이고 있다면 지원해 봐도 좋은 회사다.

매출액이 꾸준히 성장하고 최근 매출이 790억대인데 영업이익은 400억대인 회사. 가장 바람직한 손익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예시
2020년도 코로나를 시작해 2024년 현재 고금리까지. 생각보다 모든 게 좋은 회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취업을 준비해 본 유저라면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이제 처음 사회경험을 하는 것을 넘어 더 좋은 환경으로 가기 위한 이직이므로 조금은 깐깐하게 회사의 손익을 분석해 보면 어떨까 싶다.
손익 구조와 연봉 간 상관관계에 대해 경험담을 이야기해 보면 안정적인 (성과급을 제외한) 고정 연봉의 상승을 원한다면 매출 규모가 적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회사보다 단순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을 추천한다. 예) 5000억에 영업이익 100억 (V) VS 1000억에 영업이익 200억
이전에 필자는 매출 규모보다 영업이익률이 좋은 게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지원해 보니 생각보다 연봉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오히려 손익구조는 좋지 않지만 매출 자체가 커 생각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 참고만 하면 좋다.)
재무상태표와 친해지기 🙌
이제 회사가 지금까지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알아볼 차례다. 요새 한창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이수페타시스를 예시로 살펴보자.
재무상태표는 포괄손익계산서와 달리 구조를 이해해야 숫자가 제대로 보인다. 위 표에서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를 더한 값이 자산총계와 같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빚을 지며 집을 구매한 사람에게 “친구야, 부채도 자산이야. 넌 이제 5억 자산가야.’라는 이야기를 하는 친구를 본 적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회계쟁이거나 재무상태표 자산이 ‘부채+자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일 것이다. 흔히 자산총계만 보고 자산이 많은 회사라고 생각하고는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님을 알려주는 다소 극단적인 사례를 가져왔다. (아래는 이수페타시스가 아닌 다른 회사의 사례다.)
위 회사의 자산은 3조가 넘지만 재무상태는 과연 어떨까? 이 기업은 ‘자본잠식’이라고 불리우는 누적된 적자로 인해 자본금이 (-)가 되어버린 상태다.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수년간 누적적자가 발생 시 이러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재무상태표 분석이 필요하다. ✔️ 높은 부채비율은 높은 금융 비용을 야기할 확률이 높기에 내가 지원할 회사가 자산 대비 과도한 부채가 있지 않은지 꼭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