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이 말하는 'AI 개발자의 합격 비법'

글ㅣ정정민 AiLIVE AI 모델 개발 팀장

면접관이 말하는 'AI 개발자의 합격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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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AI 개발자가 되고 싶다면> 시리즈의 1화입니다. 
AI의 인기가 날로 높아집니다. AI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서비스가 생겨나고, AI 기술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스타트업도 생겨나고 있죠. 정부 기관들이 발표하는 ‘AI 인력 부족 현상’ 보고서도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AI 직군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매년 많은 인재가 AI 대학원을 졸업하고 있고, 정부 역시 국비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제도적인 지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AI 스타트업 기술팀을 이끄는 팀장으로서, 또 한 명의 면접관으로서 ‘AI 개발자들을 위한 성공적인 취업 방법’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STEP 1. 면접관이 찾는 인재상 파악하기


성공적인 취업을 위해서는 면접관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면접관이 무엇을 궁금해하고, 어떤 고민이 있는지 알아야 하죠. 그리고 이걸 잘 해결해 줄 수 있는 지원자임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렇다면, 면접관이 AI 개발자를 채용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포인트는 어떤 걸까요?


[포인트 1] 기술적인 측면과 태도적인 측면이 일치하는 인재 

회사에서 진행하는 모든 의사결정에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비용이냐고요? 바로 ‘기술적인 측면’과 ‘태도적인 측면’이죠. 먼저, 기술적인 측면은 ‘전공 지식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회사에서 다루는 데이터를 잘 다룰 수 있는 사람인지’ ‘회사에서 풀려고 하는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 등이 해당됩니다. 만일 회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다루지 못하는 지원자를 채용한다면, 교육비를 지원하거나 직원이 새로운 기술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다려줄 수밖에 없을 거예요. 

태도적인 측면은 새로운 걸 배우는 열린 자세, 기존 팀원과의 조화 등을 말하는데요. 회사는 혼자가 아닌 함께 일하는 곳이기 때문에 팀워크를 잘 낼 수 있는지,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는지도 함께 판단하게 됩니다. 아무리 능력이 좋다고 해도 팀 분위기와 결이 맞지 않는 인재라면, 커뮤니케이션 같은 비용이 더 들 수 있기 때문에 채용하기 쉽지 않습니다. 회사는 비용이 적게 드는, 즉 기술적인 측면과 태도적인 측면이 적합한 지원자에게 마음이 쏠린다는 걸 잊지 마세요. 


[포인트 2] 완벽한 인재보다, 잘할 것 같은 인재

회사가 진행하는 AI 프로젝트와 유사한 경험을 한 지원자는 있어도, 완벽하게 같은 프로젝트를 경험한 지원자는 없습니다. 외부 지원자가 회사 내부의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을 만들 순 없으니까요! 많은 지원자가 간과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만, 중요한 건 특정 기술이나 문제를 완벽하게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유사한 경험을 통해 얼마나 빠르게 업무에 도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면접관은 현재 진행하는 회사의 AI 프로젝트와 비슷한 데이터, 유사한 문제 경험, 유사한 문제 해결 기법 활용 사례 등을 가진 지원자를 찾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런 경험이 많이 겹치는 지원자를 선호합니다. 유사한 경험을 많이 가진 지원자를 채용한다면, 회사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잘 처리할 수 있을 가능성도 높아지니까요. 그러니 회사가 요구하는 경험이 없다며 걱정하지 마세요. 완벽히 일치하는 지원자는 없다는 건 회사도 잘 알고 있습니다. 


STEP 2. 면접관 공략하기


지금까지 면접관의 입장을 살펴보았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죠. 면접관의 시각을 이해했으니, 이제 그들의 기대에 맞춰 공략할 준비를 마친 것과 다름없습니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하면 면접관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지, 구체적인 준비 방법과 전략을 소개합니다. 


[전략 1] 같은 경험이 없으면, 비슷한 경험을 쌓자!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회사에서 다루는 문제, 데이터, 기법을 모두 경험한 지원자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사한 경험을 만들 수는 있죠. 


<예시 1 : 데이터 분석 팀 지원자의 사례>

만일 커뮤니티 글을 분석해 유저의 불만과 이슈를 파악하는 데이터 분석 팀에 지원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면, 어떤 경험을 쌓으면 좋을까요? 입사 후 보게 될 데이터와 비슷한 VoC(Voice of Customer, 고객의 소리) 데이터를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물론, 해당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더 좋은 모델을 만드는 방법도 좋겠지만, 그 방법만이 최선은 아닙니다. 데이터를 살펴본 뒤 ‘그 안에 어떤 특징이 있고’ ‘데이터 내부의 노이즈는 어떠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전처리 과정들이 필요할지’ 등 입사 후 하게 될 경험을 미리 진행해 보는 것도 충분히 좋은 접근입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는 데이터를 열어 실제로 읽어보고, 내용을 이해한 뒤, 정리하는 과정을 마주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자, 이제 우리는 회사에서 다루는 데이터와 비슷한 데이터를 본 경험을 만들었네요. 그런데 이게 끝은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남았습니다. 바로 데이터 자체의 사용 경험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설명하며 면접관을 설득시켜야 해요. 깨달음은 다음 프로젝트의 씨앗이 되어 더 좋은 AI 모델이 나올 기반을 만듭니다. 게다가, 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개발 리더(면접관)와 공감대도 형성될 거예요. 면접관 역시 자신의 경험을 회고하며 더 나은 방법을 찾는 개발자에게 한 번 더 눈길이 가지 않을까요?


<예시 2 : 이미지 생성 기술 회사 지원자의 사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 기술을 다루는 회사에 지원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이번엔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까요? 우린 이미지 생성 관련 기술을 공부하고, 관련된 결과물을 보여줘야겠죠. 그런데 이 말을 하면 항상 받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 지원자 :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얼마나 깊이 있게 공부해야 하나요?”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지원자의 상황(연구 주제가 무엇인지, 면접 준비는 어느 정도 되어 있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모두에게 같은 답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제가 생각하는 최소한의 준비는 이렇습니다. 

① 준비하는 분야의 기초 논문 1개와 그 논문을 기반으로 하는 후속 논문 1개 선정하기
② 위에서 선정한 논문을 읽고 그 흐름을 부모님께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하기

팁을 드리자면, 논문은 최근 발행된 논문일수록 좋습니다. 해당 분야의 기본 틀이 되는 기초 논문은, 그 분야의 뼈대가 되는 논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데요. 잘 숙지해 놓으면 면접관의 질문에 편히 답변하게 되면서 면접 분위기가 부드럽게 흘러갈 수 있을 거예요. 특히 후속 논문은 본인의 전문성과 기술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필살기가 될 겁니다. 


🙋‍♂️ 지원자 : “그렇다면, 공부해서 나온 결과물은 어떻게 만드는 건가요?”

결과물은 정해진 틀이 있는 건 아닙니다. 데모가 가능한 웹 페이지, AI 모델 구현 코드,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 등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어떤 형태든 상관없습니다. 그러나 추천드리자면, 가장 좋은 선택은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를 만들어 보여주는 겁니다. 면접관의 시간은 제한적이고, 시간 안에 모든 지원자의 데모 혹은 모델 구현 코드를 돌려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니 빠르게 결과를 볼 수 있는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를 만들어 보세요. 결과가 잘 나온 데이터를 활용해 결과를 보여주기에도 부담 없으니까요. 


[전략 2] 주도적이고, 수용적인 모습 보여주기. 

지금까지 회사에 들어오기 위해 어떤 노력을 쌓으면 좋을지 알아봤는데요. 이제는 회사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지원자임을 보여주는 방법을 알아보려 합니다. 그런데,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는 게 왜 중요할까요? 반복해서 드리는 말이지만, 세상에 완벽한 지원자는 없습니다. 새로운 직원이 들어오면 교육이라는 ‘비용’은 들어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교육 과정이 비교적 덜 필요한, 빠르게 회사에 적응할 수 있는 지원자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입사 후라는 미래의 일을 지금 어필해야 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주도적이면서도 수용적인 태도를 가진 지원자라는 걸 알게 된다면, 면접관의 생각은 달라집니다. ‘이 지원자, 들어와서도 잘 적응할 수 있겠는데?’란 생각을 하게 되죠. 그럼 어떻게 해야 주도적이고 수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 1)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인가 (돌파 vs 우회 vs 회피) 

문제 상황은 항상 발생합니다. 이때 두 손 들고 어쩔 줄 모르는 것보다, 주도적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게 좋겠죠. 해결해 본 문제가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가 너무 커서 다운로드가 중간에 멈췄다든지, 코드 버전이 너무 예전 것이라든지 등 간단한 문제 상황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점은 문제 상황을 통제하려고 하는 나의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피도 좋은 해결책 중 하나입니다. 다만, 돌파나 우회보다 왜 회피를 선택했는지를 잘 설득하는 게 필요하겠죠? 


📌 2) 어떤 논리를 갖고 AI 모델을 구현했는가

AI 조직에서 제일 많이 하는 업무는 모델 튜닝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튜닝이 이뤄지는데, 이런 경험을 보여주는 것도 좋은 사례예요. 중요한 건 ‘튜닝의 결과가 좋았느냐’ 보다 ‘튜닝을 하는 과정이 논리적이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핸드폰에 AI 모델을 탑재하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합시다. 모델 경량화 과정에서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해 특징 추출 파트보다는 출력 파트의 크기를 줄인다는 스스로의 논리를 세워서 진행하는 것입니다. 논리적인 흐름으로 ‘문제 → 가정 → 구현’의 과정을 보여주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 3) 배우려는 자세가 있는가

어떤 신입 직원도 합격 통지 후 바로 실무에 투입되지 않습니다. 일정 기간 동안 인수인계 같은 교육 기간이 진행되죠. 그런데 면접장에서 습득력이 좋다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회사(면접관)는 감당해야 할 비용(교육 기간)이 줄어들 거라 판단할 겁니다. 그럼 습득력이 좋다는 건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요? 새로운 연구가 나왔을 때 관심을 갖고 팔로 업(follow-up)을 한다든지, 지속적으로 리뷰를 하고 있다든지, 최신 연구 트렌드에 관심을 가지고 구현체를 돌려봤다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죠. 분명 면접 과정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겁니다. 


STEP 3. AI 개발 취준생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BEST 4


Q1. “AI 모델 구현은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 

A. 개인 역량 강화 목적으로는 좋지만, 면접관 입장에서는 큰 플러스 요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이미 잘 구현된 코드 조각을 가져와 조합하며 본인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실무를 할 때도 AI 모델을 바닥부터 구현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많은 연구 결과물이 오픈되어 있기에 그것을 잘 활용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더 선호합니다. 


Q2. “제가 가진 경험이 취업에 도움이 될까요?” 😵‍💫

A. 의미 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중간에 하차한 프로젝트라고 해도, 그 안에서 배운 것과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있을 겁니다. 결과물의 경우 수치로 명시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상관은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험했던 구글링, 디버깅 등의 과정을 돌이켜보면 분명 어필할 포인트를 찾을 수 있거든요. 완성된 프로젝트나 성과를 좋게 낸 프로젝트라면 당연히 더 좋고요. 


Q3. “대학원과 회사는 뭐가 다른가요?” 🤔

A. 대학원도 회사와 비슷합니다. 연구실이 회사고, 교수님이 대표님이며, 연구실 선배들이 동료들인 셈입니다. 대학원의 경우 연구실에서 나오는 논문 리스트를 보며 어떤 데이터, 어떤 문제, 새로운 AI 방법 등을 역으로 유추해 볼 기회가 많습니다. 그렇기에 기술을 선점하는 부분에서는 폐쇄적인 회사보다 정보가 더 많을 수 있겠죠. 대학원 진학 역시 어찌 보면 ‘연구실에 입사’하는 준비와 같습니다. 


Q4.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를 추천해 주세요!” 🙏

A. 목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반적인 역량을 기르기에는 ‘기초 논문 구현’과 ‘대회 참가’를 추천합니다. ‘기초 논문 구현’의 경우 바닥부터 구현하는 일은 드물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큰 코드를 만들어 가는 연습을 하다 보면 큰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세세한 역할까지 집중을 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코드 구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들의 코드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추가로 팁을 드리자면, 처음부터 과한 욕심은 금물입니다. 운동도 연습 단계가 있듯, 처음에는 쉬운 논문에서부터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대회 참가’의 경우 정해진 시간 안에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좋습니다. 목표하는 회사의 데이터와 비슷한 데이터를 다루는 대회라면 더욱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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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AI 분야 취업을 위한 다양한 전략과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런 질문은 이렇게 답하세요.’와 같은 직접적인 조언보다는, AI 분야 취업이라는 긴 여정에 필요한 마음가짐과 큰 로드맵을 스스로 그릴 수 있도록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이 아티클이 여러분의 취업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할 수 있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AI 커리어를 응원하겠습니다. 
글ㅣ정정민 AiLIVE AI 모델 개발 팀장 (블로그, 유튜브)
생성형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서 AI 모델 개발 팀을 리딩하고 있습니다. 또한, AI 아카데미 한입딥러닝의 대표입니다. AI 엔지니어가 느끼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지식을 나누는 과정을 좋아합니다. 저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 저의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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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