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한잔’은 30대 직장인을 위한 소개팅 서비스입니다. 사진을 올리지 않는 대신 회사 인증 후 가입하는 직장인 전용 서비스예요. 7년 이상 혼자 운영한 특별한 소개팅 앱이기도 합니다. 이번 아티클에서 커피한잔의 재밌는 데이터를 여러분에게 공유해 볼게요.
📌 성비
소개팅 앱의 성비는 어떻게 될까요? 평소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커피한잔의 남녀 성비는 ‘2.85 : 1’이에요. 즉, 100명 중 74명이 남성이고 26명이 여성이랍니다. 소개팅 앱은 남자가 많이 사용할 거라는 추측이 어느정도 사실이네요. (커피한잔은 성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편입니다.)
📌 나이
현재 기준으로 (2024년 11월) 커피한잔 이용자의 평균 나이는 남자와 여자 모두 34.2세로 같아요. 아무래도 직장인들만 사용하는 서비스다 보니 평균 연령이 생각보다 높죠? 커피한잔 론칭 초창기 만해도(2018년) 사용자의 평균 나이가 31세였던 것으로 기억해요. 지금 커피한잔 이용자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올라갔고요. 우리 사회가 10년에 약 5살씩 나이를 먹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커피한잔에도 딱 들어맞아요. 이용자의 평균 나이가 올라간다는 건 결혼 나이도 올라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네요.
📌지역
수도권 사용자의 비율이 무려 약 74퍼센트에요. 저도 좀 놀랐어요. 사실 서울로의 일방통행이 지금만의 일은 아니에요. 조선시대부터 있던 일이죠. 하지만 이전에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 중 인구가 서울로 이동했다면, 요즘엔 인구가 줄어들면서 인구가 서울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르죠.
지방에 거주하는 청년이 계속 줄어드는 건, 커피한잔을 운영하면서 몸소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8년 전 처음 서비스를 운영할 때는 지금보다 훨씬 사용자가 적었는데 지방 사람들끼리 매칭이 잘 되곤 했어요. 그런데 해가 갈수록 지방에 거주하는 사용자와 관련 지역의 매칭 수가 감소하며 서비스를 떠나는 지방 사용자의 횟수가 늘고 있거든요. 가입은 했는데, 소개 받을 사람이 없으니 떠나는 건 당연하겠죠. 그래서인지 지방에 거주하는 사용자가 서비스를 통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려주면 무척 기뻐요. 높지 않은 확률을 뚫고 이뤄진, 운명의 만남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 회사
커피한잔 이용자가 다니는 회사를 한 번 줄 세워봤어요. 공무원이 압도적으로 많고, 삼성, 현대, LG같은 대기업이 그 뒤에 있어요. 공무원과 대기업은 직원 수가 많으니까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거겠죠? 저는 기업에 우위를 두지 않아요. 그래서 소개 알고리즘에도 대기업끼리 소개시켜 주는 로직은 전혀 넣지 않았어요. 회사 인증이라는 과정은 그저 서비스를 더 책임감 있게 사용하라는 장치인 것이죠. 앞으로 중소 기업과 스타트업 직원도 많아져서 더 다양한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서비스가 됐으면 합니다.
📌 커플이 된 숫자
지금까지 커피한잔에서 정확히 몇 커플이 탄생했는지 잘 모르지만, 현재 시점으로 커피한잔 내 커플의 숫자는 약 550이에요. 매순간 그 숫자는 사용자들이 연애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며 변하지만요. (채팅방이 오랫동안 종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커플 수를 대강 추정할 수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놀랍게도) 커플이 된 사용자들에게 결혼 연락이 오곤 한답니다.
커피한잔 서비스 내에서 유지되고 있는 커플의 숫자
📌 결혼한 커플
처음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 없어요. 나는 그냥 프로그램 코드를 짰을 뿐인데, 그저 코드 조각이 아니었구나. 내가 어떤 세상을 하나 만들었고, 내가 만든 세상에서 사람들이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갖는다니. 간혹 결혼식장에도 초대 받아 다녀와 봤는데, 정말 묘한 기분이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있는 큰 이벤트의 시작이 바로 나에서 비롯됐구나.’ 생각이 들거든요. 놀라우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되곤 해요.
결혼한 분들에게 받은 감사 메일이에요. 지금까지 60 커플이 연락을 주셨답니다. 멋지죠?📌 마무리
커피한잔은 대단한 아이디어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처음엔 그냥 ‘돈이나 벌어보자’ 생각해서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일부 소개팅 어플들이 사용자를 속이는 모습을 종종 봤어요. 그런 어플들을 따라하지 않고, 속임수를 쓰지 않는다면 특별한 앱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시작했을 뿐인데 사람들이 실제로 결혼하고, 아이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서 신비롭다고 느꼈습니다. ‘소개팅 어플 시장을 혁신하고 싶다’ 그런 생각 같은 건 없어요. 제가 뭐라고 말이죠. 커피한잔에서 잘 만나면 좋고 못 만나면 할 수 없는 거죠. 그래도 제가 하는 일이 사회에 약간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답니다.요즘 사회 갈등이 큰 문제인 것 같아요. 서로 다투거나 혐오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