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무기ㅣ세상에 갓벽한 회사는 없다 🙅♀️
예산은 없는데 계속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야 하고. 매출 압박도 심한데, 재밌는 콘텐츠도 계속 해보라고 하고.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뭐부터 어떻게 해야하나 싶지. 또 위에서의 방향성은 왜이렇게 자주 바뀌는 건지! 지금이 괴롭고 힘든 건 마음 아픈 일이야. 그런데 떠나고 싶다면 명확한 이유가 있니? 어디로든 떠나기만 해도 지금보다는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니고? 만일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한 회사에서 ‘완전체’를 얻겠다는, ‘완벽체’가 되겠다는 생각을 지우는 게 좋아. 완벽한 세상과 완벽한 환경은 어디에도 없거든. 회사 밖에 좋아 보이는 곳이 많다고? 그곳에 간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빛나 보이는 그곳에서도 감춰진 어둠을 마주하게 될 거야. 어느 회사에 가더라도 어떤 일을 하더라도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은 언제나 공존하니 말이야.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묻는 사람이 있겠군. 나는 가장 가고 싶었던 회사에 가게 됐고, 가장 선망하는 곳으로 이직했고, 가장 원하는 자리에서도 일했어. 그런데 시간이 지나 느꼈던 건 어디에서 뭘 해도 좋은 것과 좋지 않은 것이 항상 공존했다는 거야. 지금 있는 곳을 떠나기만 한다면 모두 괜찮아질 것 같다고 생각해? 그건 자칫 환상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
“마린아, 갓벽한 회사는 없어.
하지만 그 안에서 잘 찾아가 보자.”
두 번째 무기ㅣ얻은 것과 얻을 것 구분하기 ✏️
매일 프로모션 메시지 보내고 광고 소재 바꾸면서 계속 같은 것만 하는 것 같고. 매일 인플루언서 연락하고 취합하고 정리하는 것만 무한 반복하는 것 같고. 이게 내 커리어와 성장에 도움이 될까 싶은 고민이 드는 마린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혹시 지금 하는 일이 재미없어? 의미를 못 느끼겠다고? 그럼에도 얻어 가는 한 가지가 있어야 해. 그 한 가지는 뭘까? 힘들 게 버텨가며 이제까지 일하며 얻은 게 있거나, 힘들고 고되도 지금 있는 이곳에서 앞으로 얻어 가고 싶은 것 중 하나라도 있는지 고민해 봐. 둘 다 없으면 퇴사를 고민하는 게 맞아. (그렇다면 떠날 준비를 해보자!) 만일 전자는 있고 후자는 없으면? 한번 앞으로의 길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 돼. 만일 전자도 있고 후자도 있으면 어떻게 하냐고? 일단 미래에 얻고 싶은 것을 위한 노력을 해보자. 그리고 그걸 갖고 나서 떠나도 늦지 않을 것 같아.
“마린아, 딱 하나만 꺼내 봐.
하나라도 있다면 의미 있는 거야.”
세 번째 무기ㅣ나만의 리스트 만들기 📜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여러 이유에서 일 거야. 그런데 사람, 일, 조직문화, 연봉, 출퇴근 시간, 성취감. 이 모든 것이 퇴사 이유라면 우리 떠날 준비하자. 그런데 그중에 일부만 이유라면 이것부터 구분해 보면 좋아. 지금의 회사 생활에서 ‘만족하는 것’과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떠오르는 대로 적는 거지. 다 적었으면, 이제 ‘만족하지 못하는 것’에 적은 목록 중 앞으로 ‘채울 수 있는 것’과 ‘채울 수 없는 것’을 나눠 보자. O, X로 나누면서 말이야.
어떤 걸 고민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그럼 내가 예를 들어볼게. 만일 마린이 너가 마케터로서 괜찮은 연봉을 받아서 만족하고 있어. 그런데 그곳의 리더가 마케팅의 중요성이나 과정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단기 실적 말고는 아무 관심이 없다면 힘들 수 있지. 새로운 마케팅 기획의 시도들이 번번이 막힌다면 지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리더를 내가 새로운 사람으로 채울 수는 없을 거야.
반대로 그런대로 회사 생활은 만족하지만, 오랫동안 같은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찾아가고 싶다면? 마케팅 부서 안에도 다양한 유형의 일이 있잖아. 다른 업무를 찾아 역할을 바꾸거나 부서를 이동하면 회사 안에서 내 만족감이 채워질 수도 있지 않을까? 가만히 있으면 기회는 열리지 않아. 먼저 말하고, 움직여야 해. (나도 인사팀에서 3년 시도 끝에 마케터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어!)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회사에서 그 어떤 일에도 찾는 답이 없다면 채울 수 없겠지만 말이야.
이렇게 O, X 리스트를 쓰면서 둘로 구분하고 나면 채울 수 없는 것이 눈에 보일 거야. 그리고 그게 여러 개라면 가장 높은 우선순위로 1순위를 골라봐. 그건 뭘 의미할까? 내가 퇴사하고 다음에 찾아가고 싶은 기준점이 될 거야. 바로 다음 길을 탐색하는데 힌트가 될 수 있어.
“마린아, 나만의 리스트를 만들어봐.
그 리스트가 다음의 이정표가 될 거야.”
📢 [Q&A] 나만 없어 세 가지! 그냥 퇴사할까?
초인 : 세 가지 이야기를 꺼냈는데, 혹시 궁금한 게 남아 있어?
마린이 : 응, 나는 지금 입사한 지 1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매번 같은 문서 작업만 하고, 마케팅 캠페인에서 지원 업무만 반복적으로 계속 하고 있어. 언제까지 잡무만 해야 하는 걸까? 물론 필요한 과정이란 것은 알지만, 이대로 지내도 내 커리어 괜찮은 걸까?
초인 : 먼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아직도 잡무에 계속 허덕여? 아니면 빠르게 마스터했어? 마음속으로 솔직하게 생각해 봐. 잡무를 내 것으로 빠르게 만들어서 점점 잡무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면 그건 좋은 현상이야. 앞으로 확보하는 시간은 또 다른 잡무가 아닌 영양가 있는 것들로 채워보면 돼. 놀랍게도 회사에서는 시간이 줄어들면 새로운 일로 금세 채워지거든.
그런데 해도 해도 계속 동일한 시간이 걸린다면? 그럼 결국 새로운 일을 채울 수 있는 영역이 없게 돼. 그럼 후배나 다른 누군가가 오더라도 바로 시키거나 넘기기 쉽지 않아. 지금 잡무가 많다면 그걸 시스템으로 프로세스화 시키고, 손쉬운 포맷을 만들어서 누구라도 쉽게 할 수 있게 만들어 봐. 그럼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길 때 보다 쉽게 할 수 있을 거야. 기억해.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잡무의 스테이지를 한 번쯤 만나게 된다는 것을! 그 스테이지를 뚫고 가야 다음 스테이지로 갈 수 있어.
마린이 : 그런데 미래가 안 보인다면 어떻게 해야 해? 나보다 연차가 높은 선배도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 오래 계신 분들도 몇 년째 같은 일을 하고 계신다 하더라고. 쓸 수 있는 예산은 매년 줄고 있고. 마케팅이란 이렇게 힘든 반복의 연속인걸까? 앞으로의 나를 이곳에서 계속 그려가야 할지 모르겠어.
초인 : 그 미래는 어떤 미래야? ‘회사’의 미래? 아니면 ‘내’ 미래?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어차피 회사와 나는 서로를 구독하는 관계야. 월급(고용)과 시간(근무)이라는 서로의 구독료로 말이지. 그러니 둘을 동일시하지 말고 그 대상을 나눠서 살펴보면 좋아. 회사의 미래는 괜찮은데, 내 미래가 안 보이는 거라면? 앞서 소개한 세 가지 무기들을 차근차근 생각해 봐. 그런데 회사의 미래도, 내 미래도 캄캄하다면 세 번째 무기로 추천한 나만의 리스트를 쓰면서 다음을 그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