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하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부터 찾으세요! | 이기흥 전) 신한라이프 부사장

승진하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부터 찾으세요! | 이기흥 전) 신한라이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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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시니어의 노하우> 시리즈 1화입니다.


30여 년 직장 생활을 하고, 그 중 16년을 조직의 임원으로 근무한 이기흥 전)신한라이프 부사장은 긴 직장 생활만큼이나 다양한 유형의 직원을 만났다. 그는 직장 생활은 좋은 대학을 나왔거나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한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은 사람이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 일에서 두각을 보이고 일을 통해 성장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기흥 님의 메시지에 주목해보자.

이기흥

<이기흥 님의 커리어 이력>
현) 알만에이엠 전무
전) 신한라이프 TM 담당 부사장, 고객전략 그룹 부사장
전) ING생명 COO, 고객전략그룹 부사장 
전) 푸르덴셜생명 시스템 개발팀 상무, Operations 상무
전) 삼성생명 계리, 기획, 경영혁신, IT기획, 중국신사업추진팀
저서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



Q. 오래된 일이겠지만, 기흥 님의 커리어 시작점이 궁금해요. 어떤 업무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셨나요.

첫 직무는 보험 회사의 계리부서였어요. 계리부서는 주로 수리적 기법을 이용해 보험 상품을 설계하는데 수학을 전공한 저에게 잘 맞는 업무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니 예상과 다르더라고요. 보험사라는 특성상 데이터를 가공하고 수식을 세우고 값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핵심적인 업무였지만, 개인적으로는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업무가 잘 맞지 않으니 재미도 없고 성과도 좋지 않았고요.

경영 혁신, IT 기획부서로 이동한 후 여러 프로젝트를 주도하면서 스스로 이니셔티브적인 일을 좋아하고 잘 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사실 보험사에서 IT 기획부서는 핵심 부서가 아닌데, 저는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우고 실행하면서 미래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어요. 그게 제 적성에 맞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Q. 일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발견하셨네요. 그럼 그 다음에는 그 트랙으로 계속 커리어를 가져가셨나요.

그후 외국계 회사로 옮겼어요. 이직 당시에는 단순히 임원 타이틀과 높은 연봉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러모로 저에게는 좋은 기회였어요. 국내 회사에 비해 자유로운 분위기도 저와 잘 맞았고 회사 규모가 작으니 다양한 일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MBA 공부 기회도 주어져서 40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공부도 할 수 있었고요.

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 적성을 찾아갔어요. 처음 시작부터 내게 딱 맞는 일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주어진 일을 해가면서 찾은 것이죠.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커리어의 확장성을 고민하라

Q. 사실 직장에서는 내가 원하는 일보다는 주어진 일을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끝내 찾지 못하기도 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업무를 할 지를 고려하기보다는 일단 입사부터 하고 보자는 태도로 지원을 해요. 취업이 어려우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아주 위험한 일이죠. 보통 직장 생활을 20~30년 할 텐데 그 긴 시간을 전혀 흥미 없는 일을 하는 거잖아요. 10년 정도는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30년이라고 생각하면 쉽지 않을 거예요.

따라서 회사보다는 직무를 우선 고려해야 합니다. 내가 평생 무슨 일을 하고 살 것인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이고 소질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야 해요. 취업을 했다면 지금 하는 일이 잘 맞는지 계속 살펴봐야 하고요. 일이 재밌는지,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의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 일을 하다가 다른 산업으로 갈 수 있을 정도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지 등을 체크해봐야 합니다.


Q. 단순히 이 일이 나랑 맞는지가 아니라 현재 일을 통한 다음 커리어의 확장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뜻인거죠?

맞습니다. 내가 현재 하는 일이 지금 회사에서만 필요한 일이거나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면 고민해봐야 해요. 여기서 시장 규모란 해당 업무의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를 말하는데 일단 시장 규모가 커야 커리어를 확장해 나가는 데에 유리하겠죠. 그리고 해당 업무를 하는 사람들의 수준이나 그 안에서 나의 경쟁력을 계속 상기해야 해요.

예를 들어 제가 계리 업무를 할 당시 보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었고 모든 회사는 계리 부서가 필요했어요. 비록 보험회사에서만 가능한 업무라서 시장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장점이 있었죠. 즉 시장 규모는 보험 회사로 한정되어 있지만 전문성이 필요한 직무이니까 가치가 보장된다고 할 수 있어요. 시장 규모가 파악이 되었다면 이 시장에서 나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고,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서 업무 경험을 쌓아가야 합니다.


 Q. 시장 규모가 작아도 전문성(특수성)을 가지면 커리어를 탄탄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는 의미네요. 반대로 시장 규모가 큰 업무라면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웹 디자인은 모든 산업에서 필요해요. 즉 시장이 넓어요. 하지만 그만큼 그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경쟁이 치열하겠죠. 웹 디자인만 계속 해서는 승진하거나 급여가 많이 오르지 않을 거예요. 업무의 특성상 일정 수준 이상이면 경력 차이가 실력의 차이로 연결되지도 않으니까요. 따라서 웹 디자인을 기반으로 다른 영역으로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웹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HTML을 다루는 수준으로 확장하고 이후 기획, 마케팅 역량까지 겸비한다면 아주 좋은 커리어가 되겠죠.

정리하자면 지금 다니는 회사만 보지 말고 내가 하는 일을 중심으로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인정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에서 나의 가치를 키워야 하니까요.


Q. 그럼 지금 하는 일을 통해 나의 재능과 적성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일단 일이 재밌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남보다 잘해야 하고요. 그리고 세번째가 중요한데, 탐구하고 싶은 분야여야 해요. 중고등학교 때는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하고 대학에서는 취업을 위해 공부했다면, 일터에서는 일이 재밌어서 궁금하고, 더 잘하고 싶어서 공부해야지 라는 마음이 드는 분야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것이 바로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산속에서 피아노만 치고 싶다’고 말한 것처럼 내가 하는 일을 어느 수준으로 좋아하는지, 그리고 평생 좋아할 것 같은지, 그래서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싶은 지 등을 살펴보세요.

일 자체가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재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면 이 또한 인정해야 해요. 개발자로 시작했더라도 그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일에 재능이 없다고 생각이 된다면 개발을 베이스로 한 다른 업무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해 봐야겠죠. 여러 라이센스도 취득하고 네트워크로 넓히면서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영역을 찾는 것도 방법입니다.

 
Q. 업무가 잘 안 맞아도 참고 해야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인식인데 기흥 님은 ‘하면 된다’가 아니라 ‘되면 한다’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과연 직장인들에게 이러한 선택권이 있을까요.

적성에 맞지 않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니 참고한다고 하면 직장 생활을 오래 하지 못하거나 조직에서 인정받지 못하겠죠. 결국 일을 하면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요.

물론 직장 생활을 맘대로 할 수는 없어요. 적성에 맞지 않은 일도 해야 할 때가 있고 때론 허드렛일도 해야 하지요. 이럴 때 불평 없이 잘 수행하는 자세도 필요해요. 하지만 이걸 오래 지속하면 안 됩니다. 2~3년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그저 참고 계속 한다면 스스로가 저평가 됩니다. 적성과 재능도 없는 일을 3년 이상한다면 결국 본인에게 힘든 직장 생활이 될 것이고요. 이럴 때는 탈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가장 쉽게는 타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실력을 쌓아서 다른 업무로의 이동을 시도해야겠죠. 아니면 기회가 될 때 열정을 바쳐 일하겠다는 마음으로 체력을 길러놓는 것도 방법이에요.

분명한 건, 적성에 맞지 않고 재능도 없는 일을 오래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지 않고 재미가 없다면, 인생에서 조금 나쁜 시기라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럴 때는 준비 기간이라고 생각하세요. 나에게 맞는 일을 찾고, 그 일을 위해서 공부하고, 관련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게 맞는 일을 찾아가는 준비 기간이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브랜딩하라

Q. 기흥 님은 이번에 공저자로 참여하신 책 <완생, 좋은 삶을 위한 성공의 기술>에서 조직 내 브랜딩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어요. 저는 이를 조직 내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이러한 브랜딩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나의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브랜딩은 내가 노력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브랜딩을 하고 싶다면, 내가 브랜딩되고 싶은 영역을 정해서 ‘OO 분야의 전문가’로 전문성을 키워가는 것이 좋습니다. 혹 특정 분야의 전문성은 좀 부족하더라도 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거나 추진력, 혁신 등에서 강점이 있다면 이 부분을 살리는 것도 좋습니다. 하지만 의미 없는 브랜딩도 있어요. 예를 들어 부서간 협조를 잘 받는다, 인간성이 좋다, 현장을 잘 안다 등은 크게 쓸모가 없어요. 적임자를 찾을 때 이런 장점은 후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당연한 말이지만 일을 열심히 하는 것만큼 스스로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고민해야 해요. '누군가는 알아주겠지가' 아니라, '누군가가 알아주었으면' 하는 모습을 드러내세요. 의미 없는 브랜딩이 되어 있다면 지금이라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Q. 기흥 님은 결국 나의 적성과 재능에 맞는 일을 잘 찾고, 현재의 일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일을 확장해 나가는 사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시는 거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는 것입니다. 일에서의 프라이드는 일에 대한 더 넓은 뷰를 갖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본질을 보게 되고,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것이죠. 일에 대한 자부심은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이것이 일을 잘 하도록 이끄는 동력이 됩니다. 이 순서가 바뀌면 안 되고요.

예를 들어 신선식품 코너에서 일을 한다고 하면, 나의 일은 내 가족이나 지인에게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고 이웃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한다면 일의 태도가 달라야겠죠.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일의 본질을 보고 프라이드를 높이세요. 그런 차원에서 3가지를 강조하고 싶어요.

  • 첫째, 자기 자신을 믿어라.
  • 둘째, 타인도 예뻐하자.
  • 셋째, 내가 하는 일의 프라이드를 가져라. 그럼 스스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된다.

여러분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2025년도 다들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정은혜 원티드랩 유저성장팀 리드
사진 차진영 PD


발행일 25.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