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원티드' 시즌 2 리얼 후기.zip

'연애를 원티드' 시즌 2 리얼 후기.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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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우린 없던 길도 만들어> 시리즈 4화입니다.


12월 14일. 세상이 눈으로 덮인 이른 겨울 저녁, 48명의 솔로 남녀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바로 <연애를 원티드>에 참여하기 위해서요.

<연애를 원티드>는 솔로 남녀가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프라이빗한 와인 파티인데요. 사전에 회사와 직무, SNS(사진), 자기소개를 제출해 사전 검증을 통과한 분들만 참여할 수 있는 특별한 파티예요. 회사 동료를 피하고 싶은 분, 같은 팀만 아니면 회사 동료도 괜찮다는 분, 전혀 상관없다는 분 등 자칫 예민할 수 있는 부분까지 섬세하게 확인하며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파티죠.

이번 <연애를 원티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5: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이어나가기도 했는데요. 리얼한 파티 분위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연애를 원티드> 시즌 2 리얼 후기! 지금부터 집중해 주세요.

<연애를 원티드> 팀이 파티 참여자를 검증하는 법

[1] 진정성 있는 사전 정보 작성자를 찾았어요.

<연애를 원티드> 파티 초대장을 받기 위해서는 번거로운 사전 정보 작성 과정을 거쳐야만 해요. 예를 들면, 회사명, 직무명, MBTI, 자기소개, SNS, 성격, 추천받은 지인 등 신청하는 양식이 수월하지만은 않죠. 하지만 이런 수고스럼을 견뎌내 신청 완료까지 마친 분이라면 이번 파티에 진심으로 참여해 주실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외로워서’ ‘심심해서’와 같은 간결한 답변보다는 ‘저는 퇴근 후 운동하는 걸 좋아하고, 주말이면 집 앞 카페에 가 따뜻한 라테를 마십니다. 누군가와 저의 일상을 공유하고 서로 의지하고 싶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와 같은 진정성 가득한 자기소개를 받는다면, 좀 더 신뢰가 갈 거예요.

[2] 매칭될 확률이 높아 보이는 분들을 찾았어요.

작년 <연애를 원티드>를 진행하며 깨닫게 된 것은 적극적인 분이 더 많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뒤풀이를 간다거나 마음에 드는 상대의 연락처를 직접 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사랑이 시작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잖아요. <연애를 원티드> 팀은 사전 정보 질문에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편인가요?’라는 질문을 넣었고, 해당 질문에 긍정으로 답한 분을 절반 이상 선정했어요. 또, 자기소개란에 본인의 이상형과 가치관을 자세하게 작성해 주신 분이 많았는데요. 살펴보니 공통적인 내용이 몇 가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해당 내용을 작성해 주신 분들은 체크 표시를 하며 매칭될 확률을 높이려고 했어요. 이 과정은 세 명의 스태프가 몇 시간 동안 자리에 앉아 의견을 공유했을 정도로 밀도 있게 진행되었답니다.

[3] 제출한 정보가 사실인지 확인했어요.

선정된 분들은 <연애를 원티드>에 참여하기 전, 본인이 솔로이며 제출한 정보가 사실임을 밝히는 ‘확약서’를 작성해야만 해요. 어쩌면 ‘한 번의 파티에 이렇게까지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라고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게다가 파티 입장 시 신분증 검사도 진행하니까요. 그러나 <연애를 원티드> 팀은 파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확약서 제출이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믿고 있어요.


파티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운명의 수레바퀴는 굴러간다

[1] 내가 뽑은 테이블에 앉아 새로운 이성을 만나요!

타로 카드에는 운명의 수레바퀴(Wheel of Fortune)라는 이름의 카드가 있는데요. 이 카드에는 수호신과 방해꾼(죽음의 신)이 줄다리기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이미 시작된 상황에서 통제할 수 없는 변화와 운명의 순환을 상징한다고 하죠. <연애를 원티드> 팀 역시 모든 순간이 참가자들의 선택으로 시작된 우연 같은 운명이길 바랐어요. 그래서 스태프가 미리 좌석을 정해주기보다 입장 후 본인이 고른 랜덤 뽑기에 적힌 테이블에 착석하도록 했죠.
사진 우측에 보이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양말에는 12개의 테이블 번호가 적힌 쪽지가 들어있어요. 참가자들은 도착한 순서대로 쪽지를 뽑고, 적힌 테이블에 앉아 이성과 마주하게 돼요!

[2] 1:1 소개팅을 통해 24명의 이성을 만나요!

다트머스대학교 교수 폴 왈렌의 연구에 따르면, 편도체가 시각적으로 첫인상을 형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0.017초라고 해요. 즉, 1초도 되지 않는 시간에 상대의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것이죠. 친해지고 싶은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지 말이에요. 물론 상대를 이성적으로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결국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는 ‘호감’ 역시 상대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면 시작되기 힘든 일 아닐까요? 이번 파티에서는 5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여러 이성과 인사하며 이런 끌림을 가진 이성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려고 했어요.

[3] 마음에 드는 이성을 쪽지에 적으면, 스태프가 마음을 대신 전달해요!

짧은 소개팅에서 마음에 든 이성을 발견했다면, 이제 마음을 전할 차례겠죠. 참가자들은 쪽지에 마음에 든 이성의 닉네임을 적고, 본인의 핸드폰 번호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것인지를 체크해 사랑의 우체통에 넣었어요. 그럼 스태프들이 참가자들의 쪽지를 꼼꼼히 확인한 뒤, 매칭된 커플과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남녀를 찾아내 특별 데이트권 혹은 경품을 드렸어요. 매칭이 되지 않으면 어떻게 되냐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파티 종료 후 큐피드가 상대에게 마음을 안전하게 전해드렸으니까요!

<연애를 원티드> 시즌 2에서는 총 두 커플이 생겼어요. 따뜻한 크리스마스와 연말 보내시길 모든 스태프가 기도하고 있을게요.

💌 퇴근길에 받게 된 감동적인 메일 한 통

<연애를 원티드> 시즌 2를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메일 한 통을 받게 됐어요. 한창 파티 준비로 CS 문의를 많이 받을 때라 ‘혹시 큰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지’라며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메일을 클릭했는데, 읽자마자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죠. 왜냐하면 작년 참가자 두 분이 결혼한다는 소식이 적혀있었거든요. 심지어 제 기억 속에 어렴풋이 그려지는 분들이라 신기하기도 했어요. 저는 <연애를 원티드>를 기획하는 사람이면서도 ‘진짜 이 파티에서 결혼을 약속하는 커플이 생길 수 있을까’란 의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내 삶을 평생 함께 할 짝꿍을, 우리가 준비한 파티에서 만나게 되었다는 게 담당자로서 뿌듯하면서도 제3자로서 설레더라고요. 그래서 늦은 밤이었지만 정성 가득한 답장을 길게 써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조금 과하게 기쁨이 담겼나란 생각을 했지만 어쩌겠어요. 설렘을 꾹꾹 눌러 담아도 기쁜 마음이 줄줄 새어 나가는 걸 말이에요.

신나는 마음을 자제해 나갔지만, 늦은 저녁 감성에 지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연애를 원티드>에서 결혼 커플이 두 커플이나 나왔는데, 기쁘지 않을 수 없잖아요!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행복

주변 동료나 친구, 가족과 얘기하면 결론적으로 세 가지 주제를 피해 갈 수가 없더라고요. 바로 돈, 사랑, 일 이 세 가지 요소죠. ‘비트코인 엄청 올랐더라’ ‘내년에 연봉 몇 퍼센트 올라갈까’ ‘나 계약 끝나서 집 알아봐야 해’와 같은 돈 이야기. ‘언니, 나 소개팅했어!’ ‘헤어졌어’ ‘결혼 준비하려고’와 같은 사랑 이야기.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 때문에 시달리고 있어’ ‘일이 너무 안 맞아서 이직해야겠어’ ‘회사에서 요즘 이런 거 한다’와 같은 일 이야기까지. 우선순위는 달라질지언정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다고 해도 우리 삶에서 큰 영향을 주고받는 가치일 거예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잘 모르겠다고요? 저는 지금까지 ‘사랑’이라고 생각해왔어요. 누군가를 향한 마음 때문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도, 슬픔을 핑계 삼아 월급을 펑펑 써버릴 때도, 평소의 나라면 절대 하지 않을 비이성적인 결정도, ‘그럴 수밖에 없어’라며 너그럽게 이해해 주고만 싶은 유일한 순간이거든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사랑을 쫓고 있었다기보다 내 행복을 좇았는데 그게 사랑이었다는 것이죠. 그럼 다시 질문해 볼게요. 여러분이 행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요? 만일 행복을 위해 삶에 사랑을 기꺼이 들여오고 싶은 사람이라면 내년 <연애를 원티드>를 기다려 주세요. 소복이 쌓인 초겨울의 눈처럼, 포근한 설렘을 담아 준비하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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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차진영 PD


발행일 25.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