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고야 마는 TPO에서, 성공시키고 마는 리더로ㅣ토스 T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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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질주하는 로켓에 올라타 더욱 빠른 로켓을 만들고 싶은 그는 여전히 성장을 갈망한다. 개발자에서 TPO로, TPO에서 조직의 헤드로 전장에 나아가는 그를 뒤따라가 보자. 결코 고요하지 않은 성장을 위한 전장의 역사 속에서 앞으로 TPO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그 미래는 어떤지, 성장하고야 마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게 될 것이다. 





💁‍♂️ 희진 님 커리어 간략히 펼쳐 보기

2024년 ~ 현재 : Head of Foundation Product
2022년 ~ 2024년 : Technical Product Owner
2019년 ~ 2021년 : Software Engineer Technical Lead
2013년 ~ 2019년 : Software Engineer


더 멀리, 더 빠르게 로켓에 올라타 성장하는 그만의 방법


Q. 희진 님 링크드인 소개란에 ‘Loves to handle massive traffic with efficient algorithms and beautiful architectures.’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요. ‘Loves’라는 단어가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어요. 직장인으로서 13년 차가 된 지금도 본인의 일을 사랑하시나요?

A. 각 커리어 스테이지마다 사랑하는 대상이 변할뿐, 여전히 일을 사랑합니다. 제가 세상에 쓸모 있음을 일을 하면서 느끼기 때문이에요. 말씀 주신 링크드인 소개 문구는 개발자 시절 적었던 자기소개예요. 개발이 너무 재밌어서 취미 삼아 밤낮 가리지 않고 했는데, 회사에서 월급도 주고 잘한다고 인정도 해주니 사랑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개발보다 저의 조직 구성원들이 성장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그들과 함께 전사에 크게 기여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일을 더욱 사랑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일을 계속 사랑하게 하는 구심점은 무엇인가요? 

A. 첫 번째는 개인과 조직 구성원,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성장을 원동력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혁신해 나가는 과정이 무척 즐거워요. 두 번째는 토스에서의 일이에요. 저는 토스가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라고 생각해요. 1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요. 이렇게 토스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은, 끊임없이 도전하는 토스 문화 속에서 일을 사랑하고 고객과 제품 성공을 위해 밤낮 없이 치열하게 몰입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동료분들이죠. 토스에 다닌지 7년 차가 된 저 역시도 매일 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요.


Q. 토스 팀 이야기를 다룬 도서 <유난한 도전>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출간 직후 사서 하루 만에 완독할 정도였죠. 토스 구성원은 희진 님처럼 성장에 목마른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구나 또 한 번 실감했고요. 그런데, <유난한 도전>에서도 다루듯 마음처럼 성장이 매번 꾸준히 가능할 수는 없잖아요. 만약 성장의 정체 구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시도들을 해 보면 좋을까요? 저는 한 조직에서 여러 번의 시도/도전 끝에도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이직을 하고는 했어요. 제 능력의 효용 가치가 높은 조직을 찾아서요.

A. 그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텐데요. 해답을 드린다기보다 저만의 방식을 소개해 드릴게요. 저도 주니어 시절에는 성장이 멈췄다는 생각이 들면 더 많은 일을 배우고 실행할 수 있는 조직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회사로 이직했어요. 이전 직장에서 팀을 옮기고 싶다며 팀장님께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죠. “저는 영웅이 되고 싶은데 이곳은 그저 평화로워요. 그러니 저는 전쟁터에 나가서 치열하게 싸우고 승리해서 영웅이 되고 싶어요.” 지금 생각하면 웃기기도 귀엽기도 하지만, 10년 전에 어떻게 그런 말과 행동을 용기 내서 했나 싶어요.(웃음)

그런데 주니어를 거쳐 시니어와 리더가 되면서, 조직 이동과 이직을 통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시니어와 리더에게는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 동료들과 쌓아 온 신뢰 자산과 팀워크가 성과의 주요한 요인이 되거든요. 다른 누군가는 회사 타이틀을 떼고도 인정받을 수 있는 ‘나’라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도록 이직을 많이 하라고 조언하지만 저는 굳이 더 멀리,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로켓에서 내려 기차나 자동차를 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로켓을 어떻게 더 잘 탈 수 있을까?’ ‘나도 그 로켓 속도를 가속화 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주로 하죠. 그렇게 제가 로켓 위에서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처음 선택했던 것이 개발자에서 TPO로의 직군 전환이었어요. 저는 제가 무엇을 잘 모르거나 못한다고 생각하면 잘할 수 있을 때까지 달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TPO로 직군을 전환하고 보낸 1년 동안이 지금껏 제일 빠르게 성장한 기간이었어요. 모르는 것이 많아 배우는 것도 많았고, 그덕에 나날이 성장했어요.

하지만 매번 직무 전환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저만의 새로운 방식을 찾았는데, 바로 저의 부족한 영역을 찾는 거예요. 저는 사람이 계단식으로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어느 순간 아무리 노력해도 벽에 가로막혀 성장이 정체됨을 느끼는데 그 구간을 컴프트 존(Comfort Zone) 혹은 슬럼프라고들 하죠. 저는 그런 벽이 느껴질 때마다 저의 미흡한 부분을 찾아 발견합니다. 발견에 성공할 때마다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뻐요. 반면 그렇지 못한다고 한다면,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음에 인생이 무료해질 것 같아요. 이전에는 독서로 부족한 영역을 찾았는데, 요즘은 저보다 생각의 크기가 큰 사람들과의 대화, 동료분들의 피드백, 전문 코칭, 멘토링, 글쓰기를 토대로 자기 성찰과 회고를 하며 해소하고 있어요.


손에 흙을 묻혀 한 판을 정리하는 TPO의 미래는?


Q. ‘일’이라는 큰 덩어리에서 ‘직무’를 주제로 질문을 잘게 쪼개 볼게요. 희진 님께서는 서버 개발자로 일하시다 2022년 9월 TPO(Technical Product Owner)로 직무 전환을 하셨어요. 희진 님께서는 ‘함께 일하던 멋진 PO, Technical PO 분들이 주변에 보였다’고 말씀하시며 직무 전환한 계기를 말씀하시기도 하셨죠. 이와 관련해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 보고 싶어요. 멋있어 보였던 그들의 구체적인 영향력을 말이죠.

A. PO/TPO분들이 팀원들과 함께 성공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어요. ‘개발자 혼자’ 아무리 잘해도 ‘개발자 다섯 명 정도의 성과’를 내는 것이 한계지만, ‘열명의 팀’을 잘 이끌면 ‘백 명 만큼의 성과’를, ‘수백 명의 팀’을 잘 이끌면 ‘수천수만 명 만큼의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당시 운이 좋게도 회사에서 제가 속해 있던 인증팀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촬영을 시작했어요. 다큐멘터리 촬영에 참여하고, 저희 팀 모습을 영상을 통해 다시 들여다 보며 저 역시 수많은 팀원을 이끌며 성공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이 깊어졌어요. 제가 영웅이 되기보다 영웅들을 이끌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장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Q. 저는 누구나 본인에게 잘 맞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하고 싶은 일’과 ‘잘하는 일’에 괴리가 생긴다고요. 희진 님이 생각하실 때 TPO 역할을 잘 수행하는 사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A. 첫 번째 특징은 손에 흙을 묻혀가며 일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직접 DB나 데이터를 들춰 보면서 제품 설계와 고객을 분석하고, 더 필요하면 소스 코드까지 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동작 방식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점이 TPO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해요. PO 입장에서는 블랙박스인 것이 TPO에게는 속이 훤히 보이는 화이트박스인 거죠. 그렇게 파악한 것들을 바탕으로 개발자들과 그들의 언어로 긴밀히 소통할 수 있어요. 깊숙한 지점까지 함께 내려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을 잘 이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한 판 정리를 잘하는 사람이라는 점이에요. TPO가 다루는 복잡한 기술과 연계는 말이나 줄글로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아요. 아무리 잘 표현한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배경지식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다르게 이해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래서 실력 있는 TPO는 전체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문서와 도표를 작성합니다. 그리고 이걸 SSOT(Single Source of Truth)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깨진 유리창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해요. TPO와 팀원, 혹은 프로젝트 참여자들 간의 공동의 뇌를 구축해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프로젝트의 안정감을 높이는 것이죠. 누군가 빠진 부분이 없도록 전체 그림을 계속 챙기고 있다는 안정감이 큰 프로젝트에서는 정말 중요하거든요. 공동의 뇌를 구축해 놓아야, 아무도 챙기지 않았던 부분을 프로젝트 참여자분들이 늦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어요.


Q. PO, PM와 비교하면 TPO/TPM 포지션을 채용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입니다. TPO/TPM 직무를 고려하고 계신 분들이 바로 이 점을 고민하기도 하시고요. TPO/TPM 포지션에 대한 국내 기업의 니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A. 빠른 실행 속도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은 어느 정도 규모가 커지면 이전과 같은 속도를 내기 힘들어지는데요. 대표적인 원인은 같은 일을 여러 팀에서 반복하는 비효율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반복되는 비효율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아 개발자의 시간을 뺏고, 더 나아가 회사 리스크까지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이때 TPO/TPM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이유에서인지 토스 TPO/TPM이 처음 맡은 영역은 금융 플랫폼과 회원/인증 플랫폼이었어요. TPO/TPM은 회사에 공통으로 필요한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을 여러 팀에서 함께 이용하도록 하며 일과 사업이 10배 많아져도 10~20배의 인력이 아니라, 2~3배의 인력만으로도 업무가 수행될 수 있도록 이끕니다. 따라서 1조 유니콘 기업이 10조 데카콘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포지션이 TPO/TPM이라 생각해요.

또한 기술 완성도가 성공을 좌우하는 제품을 가진 기업은 더 빠른 스테이지에 TPO/TPM이 필요해요. 토스에서는 얼굴 결제, 토스 인증서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두 가지 모두 기술 완성도는 물론 제품과 고객 이해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실력 있는 TPO/TPM이 필요한 것이죠.


Q. 앞선 질문과 반대의 결로, TPO를 ‘높은 기술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설계와 추진을 이끄는’ 직무라고 정의한다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서비스를 사용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직무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직무가 우려하는 ‘AI로의 대체’와는 조금 떨어져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그러니까 지금 당장은 지원 가능한 포지션 폭이 넓지 않지만, 미래에는 더욱이 필요로 할 유망한 직무가 아닐까 하고요. TPO와 AI 관계성은 어떤가요?

A. 사실 저는 최근 AI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유효한 답변을 드리기 어려워요. 그래서 저의 생각만 말씀드릴게요. 저는 AI 시대에 가장 혜택을 볼 직군 중 하나가 TPO라고 생각해요. 보통 회사에서 하나의 전문성을 깊이 파는 장인이 대다수고, 의외로 제품과 기술 양쪽 영역에 전문성을 가진 직군은 드문데요. AI가 발전할수록 한 분야에만 노련한 장인은 AI 에이전트(Agent)로 대체될 거예요.

반면 AI 에이전트가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도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TPO가 AI 에이전트의 결과물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제품적/기술적 피드백을 줘야 하겠죠. 그리고 AI 에이전트끼리 상호 협업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의사결정하며 AI가 가지고 있지 않은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해야 하고요. 결과적으로 AI 에이전트로만 꾸려진 팀이 생긴다면 그 팀의 리더는 AI를 직접 뜯어 보고 고칠 수 있는, 제품과 기술 모두에 능한 TPO가 아닐까 해요. 과거에는 열 명의 팀원이 있어야 했던 일을 미래에는 TPO 한 명이 수행하는 것이죠. 물론 AI가 더욱 발전해 TPO를 대체하는 날도 오겠지만, 그만큼의의 고차원적 사고를 하는 AI가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Q. 현재 희진 님은 ‘Foundation Division’ 조직의 리더로 계십니다. 리더로서 팀원 채용 면접에 참여하실 텐데요.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인상을 주는 후보자들의 공통점이 있을까요?

A. 우선 정량적으로 커리어 밀도가 높으신 분을 선호해요. 커리어 부피(연차)는 작은데 무게(성과)는 무거운 분이요. 그런 분은 누군가 10년의 커리어를 거치며 이뤄냈을 업적들을 4~5년 만에 이뤄 냅니다. 그리고 정성적으로는 성공과 성장에 목말라 있는 사람, 두 눈이 이글이글 불타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이런 분은 보통 현재 직장이 본인의 열정을 제대로 불태우기 힘드신 환경일 거예요. 심지어 열정을 불태우면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불 옮겨 붙지 않게 해 주세요.”라고 도망가는 경우도 있을 거고요. 이런 분이 토스에 오시면 빠르게 성장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실 거예요.


Q. 2024년 9월, 개발자 콘퍼런스 ‘SLASH 24’에서 주니어 개발자 소프트 스킬을 주제로 강연을 하셨어요. 저도 유튜브 영상으로 뒤늦게 확인했는데요. 테크 조직과 거리가 먼, 비개발자들과의 소통은 또 다른 뎁스가 필요할듯해요. 그들과 이해도를 맞추기 위한 키 포인트들이 있다면요?

A. 디자이너분께는 본인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안을 먼저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드려요. 그리고 그 안이 나오기 전까지 실현 가능성에 대해 개발자분들과 이야기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다소 아쉬운 제품 디자인이 나왔을 때 왜 그런지 여쭤보면 “개발하기 힘들다고 들어서요.”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해서요.”와 같은 답변이 돌아올 때가 많기 때문이에요. 처음부터 현실과 타협해 디자인하기 시작하면 창의성이 극도로 필요한 상황에 논리력까지 동원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이도저도 아닌 방향으로 뻗어갈 때가 있어요. 그래서 우선 이상적인 안을 만든 후, 현실과 조금씩 타협하며 디자인을 수정해 나갑니다. 

제가 맡고 있는 업무 영역의 특성상 디자인 팀 외에도 법무 팀부터 보안 팀까지 다양한 부서와 중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해요. 저는 다른 전문 부서의 구성원들과 원활하게 협업하기 위해 각 부서에 맞는 최소한의 전문성을 키웁니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언어는 한국어처럼 공용어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영어와 일본어처럼 달라요. 각자 자신의 언어로 대화하면 소통이 막히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에 저는 영어를 공부하듯 상대방 언어를 공부합니다. 예를 들어 개인정보보호 팀과 일할 때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정부 가이드라인을, 회계 팀과 일할 때는 회계학원론을, 보안 팀과 일할 때는 전자금융감독규정과 암호화 알고리즘을 공부했어요.


크기를 정의하지 않을 때 담대해지는 것


Q. 이제 희진 님이라는 인물로 들어가 이야기를 좁혀 볼게요. 꽤 많은 제 이전 동료와 지인이 토스로 이직했는데요. 너무도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는 여전히 제가 토스를 특정 이미지를 통해 바라봤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더욱이 희진 님이 어떤 분이신지 궁금해요. 일터 안에서 또 밖에서의 성격을요.

A. MBTI로 설명하면 개발자였을 때는 INTJ, TPO가 된 후로는 ENTJ가 되었어요. 직업형 E라고 보시면 되어요. MBTI 검사를 해보면 E와 I의 가운데에 있답니다. 그래서 평일에는 회사에서 에너지를 활활 불태우고 주말에는 I인 아내와 소소하게 집 주변을 산책하거나, 근교로 나들이 가거나, 집에서 책을 읽으며 에너지를 충전해요. 주말에 잘 쉬면 일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Q.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는 희진 님이 ISTJ이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A. 일에서는 S지만 본연의 성향은 N에 가까워요. 엉뚱한 생각을 자주하고 아이디어를 끝도 없이 낼 수 있거든요. 


Q. 마지막 질문이에요. 희진 님의 직무와 관련 없는 또 다른 꿈이 궁금해요.

A. 누군가 저에게 꿈을 물어보면 ‘우주 정복’이라고 했어요. 꿈의 크기를 한정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는 저보다 꿈이 큰 사람을 찾고, 그 사람의 꿈을 함께 이루는 것이 더욱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안정지향적이면서도 엉뚱한 면이 있어서 때로는 보수적인, 또 때로는 완전히 현실적이지 않은 꿈을 꾸기 일쑤였거든요. 직무와 관련 없는 꿈으로 좁히자면 세상과 인류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철학자가 되는 것이에요. 저는 지금도 회사를 다니며 철학자의 꿈을 추구하고 있어요. 대개 철학은 세상을 등지고 혼자 깊은 사색을 통해 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저는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큰 성취를 이루고, 세상을 배우고 혁신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상과 인류의 본질을 발견하며 철학할 수 있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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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차진영 PD



발행일 2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