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작은 외식 브랜드에서 사수와 팀장 없이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사수 혹은 팀장 없이도 꾸준히 능력을 키워나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임근영 : 저는 사수와 리더에게 스킬이 아닌, 그들이 갖고 있는 경험과 시행착오를 흡수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조금은 두렵겠지만 내가 먼저 시도해 보고 실패하며 그 경험을 밑거름 삼아 성장한다면 누군가에게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고 밀도 있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사실 무언가를 계속 학습한다고 실무력이 엄청 늘지는 않아요. 오히려 현장에서 직접 크고작게 실패하고 성공하면서 레벨업이 되는 것이죠.
Q. 3년 차 콘텐츠 마케터입니다. 이전 회사에서 브랜드 소셜 계정을 운영하며 다양한 곳에 소개가 되고, 팔로워를 3만 명까지 끌어올린 성과를 내며, 원하는 브랜드 기업으로 이직도 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팀 이동이 잦고, 하지 말라는 제약이 너무 많아 마케터로서의 방향을 잃는 느낌이에요. 의욕을 가지고 도전하려 해도 ‘그걸 왜 하는 거예요?’란 말을 들으면 힘이 빠져요. 회사에서 내 일의 영향력을 어필하고, 내 역할을 증명해나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차하나 : “그걸 왜 하는 거예요?”라는 질문은 아마 마케터로 살면서 평생 들으실 거예요. 회사에서 내 영향력을 어필하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어요. 성과를 내는 거예요. 성과 내고 인정받으면 그다음에 기회는 분명히 옵니다. 성과 없이 나를 믿어달라고 하는 건 굉장히 수용되기 어려운 일이에요. 물론 여러분이 갖고 있는 재능으로 이직한 회사에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발탁당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는 리더와 이야기해야 합니다. 나에게 기대하는 바를 정확하게 물어볼 타이밍인 거죠. 내가 지금 회사에서 합의된 우선순위, 가이드, 맥락 등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 나아가 내가 주도성을 발휘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리더와 함께 점검하고 컨설팅 받아야 합니다.
마케터는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유저(고객)도 설득하는 사람이잖아요. 조직에 있는 사람들도 설득이 어렵다면 외부는 더욱 어려울 수 있어요. 그래서 당장 리더를 설득하는 일을 1차 과제로 삼아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리더와 이야기하다 보면 내가 채용되기 전에는 중요했던 업무가 입사 직후 회사 전략에 의해 달라졌다는 점을 알게 될 수도 있고요. 복합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회사 상황이 내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줄지 곰곰이 생각한 후에 판단하고 움직이세요.
Q. 1년 차 콘텐츠 마케터입니다. 주니어라서 그런지 아이디어는 많은데, 타팀과 협업할 때나 요청드릴 때 제 의견을 제안하는 게 눈치가 보여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이인섭 : 1년 차면 눈치를 보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가장 많이 업무를 경험하고 고민해본 사람들이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내고 의사결정하는지 관찰하는 모습이 그 시기에는 필요하기 때문이에요. 누군가와 소통하고 설득하는 데 ‘신뢰 자산’은 큰 힘이 됩니다. 예를 들면 A라는 사람이 제안하고 증명하는 건들은 정말 괜찮다는 믿음이 쌓인다면 A가 이야기를 꺼낼 때 신뢰도가 높은 상태에서 듣기 때문에 더욱 쉽게 설득됩니다. 반면 B라는 사람이 매번 맥락에 맞지 않은 아이디어만 던진다면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를 준비했다고 해도 일단 듣기 거북해 합니다. 그런 거북해 하는 분위기가 느껴지면 B도 위축이 될 거예요. 그래서 우선 미팅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내가 여기서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어떤 아이디로 채울지 고민해 보면 어떨까 해요.
다음 실질적인 이야기로 넘어가면 데이터가 중요해요. 특히 콘텐츠는 주관적일 수 있는 영역인데 키워드별 검색량, 콘텐츠별 조회 수 혹은 체류 시간 등을 분석할수록 대화할 때 유리합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콘텐츠가 프로젝트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런 능력이 쌓이면 어느 순간 내가 입을 열면 모두가 귀 기울여 듣게 될 거예요.
Q.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5년 차 브랜드 마케터입니다. 저는 브랜딩이란 시간이 걸리더라도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간단하게 세워야 한다고 믿는데요. 최근 이직한 회사는 당장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게 가장 중요한 값이에요. 조직 방향성과 제 마케팅 철학이 충돌하는 곳에서 제가 잘 쓰일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될까요?
A. 윤진호 : 저도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질문자분의 철학을 조금 다듬어 드려볼까요? 매출을 올리는 건 내 철학이 아니라고 여기는 건 위험할 수 있어요. 매출이 정체되면 마케팅 비용을 쓰지 못하고, 마케팅 비용을 쓰지 못하면 마케터가 놀게 됩니다. 그럼 누구를 회사에서 내보내게 될까요? 마케터부터 사라집니다. 매출은 마케터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인 거예요. 그 의미로 반반의 얼굴로 살아가는 아수라 백작처럼 살아보는 건 어떨까 제안해 드려요. 반쪽은 매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나머지 반쪽은 내가 세운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잃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다 매출이 올랐을 때 그 이유로 브랜딩을 이야기하면 회사도 내가 설득하고자 했던 바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 답변을 맡은 만큼 이 말씀을 드릴게요. 내일 출근하면 리더에게 티타임을 신청해 보세요. 각자 많이 바쁘시다 보니 메신저와 시스템 안에서만 일하며 답답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여러분의 무기 중 하나가 상사입니다. 상사를 무기로 만드는 첫 걸음이 바로 내일이 되길 바라면서 마이크를 넘기겠습니다.
정리 박효린 원티드 콘텐츠 사업 개발
사진 차진영 PD
발행일 2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