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경력은 없는데 UX 라이터로 커리어 전환하고 싶다고요?

아직 경력은 없는데 UX 라이터로 커리어 전환하고 싶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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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아티클은 25년 8월 1일 열렸던 ‘UX 라이터 밋업’에서 한성은(전 그린랩스 UX 라이터) 연사와 나눈 Q&A를 정리한 아티클입니다.


[아티클 핵심 요약]

✅ UX 라이터는 ‘문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다.
UX 라이터는 단순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사용자 혹은 구성원이 겪는 문제를 문장으로 풀어가는 사람이다. 다양한 팀과의 미팅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개선 방법을 찾는 데 참여해야 한다. 이때 상대방이 마주한 문제에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 ‘모두가 잘 쓰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라이팅 가이드의 핵심이다.
가이드를 전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주 보게 만들고 실제 업무에 연결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비포/애프터 사례나 피드백 공유 등 반복적이고 실용적인 공유가 중요하다.

✅ AI는 도구일 뿐, 문제 정의와 최종 결정은 사람이 해야 한다.
AI는 여러 문장 비교나 피드백 수렴엔 유용하지만, 사용자 맥락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건 라이터의 역할이다. 결국 좋은 UX 라이팅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공감에서 나온다.





Q. UX 라이터가 아니지만 UX 라이팅을 해야만 하는 디자이너가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디자이너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책, 브런치 등을 참고하며 라이팅 가이드를 작성하는 중인데요. 가이드를 조직에 전파하는 것이 벌써 걱정이 됩니다. 모두가 잘 쓰게 하기 위한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제 경험을 토대로 말씀드리면, 저는 라이팅 가이드를 공유하는 것만큼이나 쓰게 만드는 구조에 집중했어요. 이를 위해 첫 번째로 가이드를 자주 보게 만들었어요. 가이드가 업데이트될 때마다 제가 운영하는 사내 UX 라이팅 채널에 공지했고, 꼭 확인했으면 하는 분들은 채널에 태그해 알렸어요. 그리고 업무 결과물을 가이드과 연결해 보여주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제가 작업물에 사용한 문장들은 우리가 정한 라이팅 원칙을 반영했다고 설명하면서요. 가이드는 노션(Notion)으로 정리해 공유드리는데 노션은 어떤 사람들이 봤는지 기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점도 차후에 참고합니다. 두 번째로 쉽게 쓰는 구조를 만들었어요. 예를 들어, 작업해온 유사 케이스들의 비포/애프터(Before/After) 화면을 피그마(Figma)에 모아 구성원이 특정 텍스트가 필요할 때 참고할 수 있게끔 했어요. 요약하자면 모두가 잘 쓰게 하는 방법은, 처음에는 부끄럽겠지만 무한 공유하는 거예요. 라이팅 가이드를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인지하도록 여러 방면으로 공유해 보세요.


Q. UX 라이터라는 직업상 협업 부서가 많을 텐데 어떤 협업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시는지와 협업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궁금합니다. 또, 협업이 어려웠던 순간과 이를 해결하셨던 경험이 있으신지도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주로 디자이너와 협업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PM, PO, 마케터, CS 담당자 등 다양한 직군과 협업하게 되었어요. 저는 UX 라이터를 단순히 '문장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문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어요. 그래서 협업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상대방이 겪고 있는 페인포인트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하는지에 집중하는 거예요. 초반에는 디자이너에게 업무 요청을 받는 식이었지만, 조금씩 제가 팀 혹은 스쿼드 안에서 직접 개선점을 발견하고 제안하는 흐름으로 발전했죠. 협업이 어려웠던 순간도 많았어요. 예를 들면,

  1. 맥락 설명 없이 문장만 요청받을 때
  2. 문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써야 할 때
  3. 실질적인 혜택은 없지만 그럴듯하게 포장된 문장을 요구받을 때 등 인데요.

이런 경우는 상대방이 UX 라이터를 ‘문장을 예쁘게 다듬는 사람’ 정도로 인식했을 때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더 적극적으로 미팅에 참여하고, 협업자들과 함께 문제를 정의하려고 노력했어요. 디자이너와는 같은 공간에서 일하며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느끼려고 했고요. “당신이 마주한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그걸 해결하는 문장을 만들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예쁘기만’한 문장밖에 못 드린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기도 했어요. 결국 핵심은 공감이에요. 상대방이 마주한 문제에 공감하고,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전달했을 때 비로소 진짜 협업이 시작되더라고요. 그런 협업이 시작되면 “이 문장 좀 예쁘게 써주세요.”가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써보는 게 좋을까요?”라는 대화가 오가게 됩니다.

UX 라이터 밋업 현장 이미지


Q. UX 인사이트를 향상시키기 위해 개인적으로 어떤 공부나 노력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저는 ‘Nielsen Norman Group’라는 사이트의 콘텐츠를 살펴봐요. 또 작년 여름부터 주 1회 UX 라이팅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책을 선정해 매주 정해진 분량을 읽고 케이스 스터디를 하기도 하고, 각자 이용하는 서비스 화면과 오류 메시지를 가져와 함께 분석하고 개선하는 실습을 하기도 해요. 이러한 활동으로 인풋과 아웃풋을 내고 있습니다. 다양한 UX 관련 도서를 읽고 정리하며 실무에 적용할 인사이트를 찾고 있습니다.


Q. UX 라이팅에 AI를 활용하고 계신지,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UX 라이팅뿐 아니라 문서를 작성하고 콘텐츠를 기획하는 데도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어요. 주로 'ChatGPT'와 'Claude'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GPT에는 개인화된 특정 프롬프트와 규칙을 학습시켜 마치 저만의 비서처럼 같이 일하고 있어요. 제가 오랜 시간 GPT에 원칙과 예시, 피드백을 주다 보니 지금은 꽤 똑똑해졌습니다. GPT 활용  방식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1. 문제 정의가 명확한 상황에서 여러 문장을 비교하는 데 활용
  2. 문장이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피드백을 받아보는 데 활용
  3. 마땅히 좋은 안이 떠오르지 않을 때 초안 요청

회사 내에서 개발자의 도움을 받아 함께 AI 에이전트를 만들었어요. 제가 사용해온 규칙과 원칙을 바탕으로 디자이너, PO, 마케터가 사용할 수 있는 에이전트를 제작한 건데요. 아직 성능이 완벽하지 않지만, 일정 부분 업무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늘 경계하는 점이 있어요. 문제 정의까지 AI에게 맡기지 않는다는 저만의 원칙인데요. 화면의 맥락을 파악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건 어디까지나 라이터의 역할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세세한 부분을 모두 전달하기도 어렵고, AI가 자세한 맥락이나 디테일을 완전히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래서 AI는 다양한 안과 다른 관점에서의 피드백을 구할 때 사용하고, 문제 정의와 최종 수정은 언제나 제가 하고 있습니다.


Q. 사용자 행동을 유도하는 UX 문구를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A. 고려해야 할 요소는 정말 많지만, 그중에서도 맥락에 맞는 글쓰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다시 말해 사용자가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필요로 하는 정보는 무엇이며, 쓰고자 하는 문장이 실제로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봐요. 명확하게 맥락에 맞는 문구가 중요한 핵심 요소인 셈이죠.


Q.  UX 문구의 효과를 검증할 때 어떤 지표나 피드백을 가장 중점적으로 보시나요?

A. 정량 지표와 정성 피드백, 두 가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 정량적으로는 버튼 클릭률, 전환률, 오류 감소율, A/B 테스트 결과 등을 보고,
  • 정성적으로는 CS 채널에 들어온 사용자 피드백이나 인터뷰 내용을 중요하게 봅니다.

가장 핵심적으로 보는 건 우리가 의도하는(원하는) 사용자 행동 변화가 일어나는 것 그리고 사용자가 문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지의 여부예요. 단지 수치에만 집중하면 자극적인 표현으로 클릭률은 증가시킬 수 있지만, 사용자의 진짜 니즈와는 괴리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수치를 포함해 CS 운영자와 유저 인터뷰에서 들은 이야기도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Q. UX 라이터는 신규 채용도 적고, 취업 정보도 시중에 거의 없는 편인데요. 성은 님은 어떻게 UX 라이터를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그러다 여러 기획자와 일하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내가 이들 사이에서 어떤 강점이 있을까?’를 고민하게 됐는데요. 저는 제가 글쓰기를 좋아하고 잘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과를 달성했을뿐더러 나아가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플로우에 관심이 깊다는 점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곧 이 경쟁력을 잘 살릴 수 있는 직무가 바로 ‘UX 라이터’라는 걸 발견했죠. 그 당시에는 국내에 UX 라이터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UX 라이터들이 쓴 아티클과 그들이 추천하는 해외 아티클을 찾아보며 길을 찾아갔어요.


Q. 저는 현재 콘텐츠 마케터 경험만 있는데 UX 라이팅 커리어를 본격적으로 쌓으려면 어떤 경험이나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A. 콘텐츠 마케터로서 작성하신 글이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정량적 성과와 정성적 반응은 어땠는지 어필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기획자 때 만들었던 서비스와 프로모션 페이지가 어떻게 글쓰기를 통해 유의미한 지표를 냈는지 설명했어요. 또 평소 사용하는 서비스에서 직접 UX 문구를 개선해보고 이를 포트폴리오에 녹여보는 걸 추천해요. 우선 개선하고자 하는 화면의 문제 정의를 하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장은 무엇인지 맥락을 짚어 설명해 보는 거예요. 만약 해외 서비스라면 한국 사용자에 맞게 번역하고 재구성하는 시도도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Q. UX 라이팅뿐 아니라 콘텐츠 전략 수립, 기획, 운영 등 콘텐츠 전반에 걸쳐 다양한 경험을 해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UX 라이팅을 포함한 콘텐츠 라이터로서의 커리어를 어떻게 설계해 나가면 좋을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A. 첫 번째로 작은 성공 경험을 쌓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어떤 글이든 작게라도 긍정적인 변화나 성과를 만들어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부족한 점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어요. 두 번째로는, 현직자들과의 연결이에요. 링크드인, 커뮤니티, 원티드 행사 등을 통해 현직 UX 라이터, 콘텐츠 전략가들과 자주 대화해 보세요. 저도 UX 라이터로 전환할 당시 링크드인으로 메시지를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어요. 세 번째는, 경험의 확장이에요. 이제는 한 가지 영역에서 뛰어난 것보다 콘텐츠 전략(기획)부터 운영까지 전체 과정을 이해하고 조율하는 역량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Q. UX 라이터라는 직업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채용 시장만 보면 아직 쉽지는 않아요. 채용 시장이 어려울 때는 디자이너가 기획자 혹은 라이터 역할을 겸하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AI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지금 더더욱 UX 라이터가 중요해질 거라고 소망에 가까운 전망을 갖고 있어요. AI 기술 사용이 확대될수록 사람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 어떤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지 관찰하고 들여다 봐야 하기 때문이에요. 현재는 국내보다 미국, 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 더 많은 채용 기회가 보이지만, 국내도 점차 그런 흐름을 따라갈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리 박효린 원티드랩 콘텐츠 사업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