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정오가 되면 원티드에 클로버들이 나타났다. 당첨되면 4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직장인 월급복권’ 때문이다. 누구나 상상하는 ‘제2의 월급’ 이벤트로 원티드는 직장인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했다. 프로젝트를 이끈 마케팅팀 이현정 마케터, 백엔드 개발을 총괄한 류경묵 엔지니어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따로 또 같이 책임지고 협력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라고 말한다.

ⓒ원티드
Q. 월급복권 이벤트에 참여한 유저로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신 분들을 만나 반가워요. 두 분 자기소개와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셨는지 간략하게 부탁드려요.
이현정 안녕하세요, 원티드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맡고 있는 이현정입니다. 월급복권 캠페인을 기획하면서 PM 역할을 했고, 어떻게 해야 많은 사람에게 이 캠페인을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마케팅 준비도 함께 했습니다.
류경묵 원티드에서 서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류경묵이라고 합니다. 복권 당첨 로직 설계·개발, 고객 참여 데이터 관리 등 원활한 이벤트 진행을 위한 백엔드 개발을 맡았어요.
Q. 바쁜 와중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된 월급복권 이벤트에 참여하셨어요. 참여하시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기대했던 점도 궁금합니다.
이현정 월급복권은 연초에 마케팅팀 워크샵을 하면서 나왔던 아이디어였어요. "대규모 고객 유입을 목표로 좀 재밌는 걸 해보면 어떨까요?"라는 이야길 하다가 "로또 같은 거 해도 되나" 이야기가 나왔죠. 실제로 추진해 보기로 했고, 저는 종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설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도전을 결정했습니다.
류경묵 저는 되게 심플한 계기로 참여했어요(웃음). 당시 마케팅 팀장님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인데, 제게 서버 엔지니어를 맡아달라고 부탁하셨거든요. 사실 저도 슬랙 공지를 보고 ‘내가 어떤 걸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참이어서, 같이 하게 됐습니다. 이전에 해 본 적 없는 프로젝트여서 새로웠어요.
Q. 월급복권 캠페인 목적을 신규 가입자 모객으로 설정하신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고객에게 전달하려 했던 핵심 가치도 궁금해요.
이현정 신규 가입 증가가 느려져서,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가입까지 이어지는 캠페인을 구상했죠. ‘월급복권’이라는 이름은 브랜드의 존재 이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직장인은 월급 받을 때 힘이 나잖아요. ‘일하는 사람을 돕는 원티드가 월급을 선물해 주면 어떨까?’ 상상했어요. 복권처럼 랜덤 당첨이니까 기대감도 생기고, 일상이 재밌어질 것 같더라고요. 원티드는 다양한 방법으로 직장인들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위트 있게 전하려 했습니다.
Q. 리더를 맡으셨던 만큼 책임감과 고민도 컸을 것 같아요. 프로젝트 진행하시면서 어떤 점이 제일 어려웠는지,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합니다.
이현정 전담 PO가 없는 게 제일 낯설었어요. PO 없이 제품 기능을 기획하고 구현하는 것 자체가 큰 도전이었거든요. 그래서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 프로젝트 리딩 경험이 있는 분, 프로젝트에 합류해 주신 프로덕트 디자이너 분께 계속 여쭤보면서 일했어요. 사용자 경험 흐름도에서 어떤 개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 이벤트를 진행할 때 신경 써야 할 정책 등을 질문했죠. 매 단계마다 모르는 건 묻고,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400만 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가 제목에 있어서 눈에 확 들어왔던 것 같아요. 이 금액은 어떻게 정하셨나요?
이현정 30대 초중반 평균 월급이 400만 원이라는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원티드도 주니어와 미들레벨 사용자가 제일 많아서, 당첨 금액으로 딱 알맞겠다 생각했어요. 저희가 총 20분에게 400만 원을 드렸는데요. 사실 8천만 원을 한 명에게만 주거나, 800명에게 10만 원씩 나눠줄 수도 있었어요. 그게 더 화제가 됐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원티드가 제2의 월급을 선물한다.’는 응원을 전하기 위해, 400만 원이라는 금액을 정했습니다.
Q. 복권 이벤트지만, 취업 플랫폼인 만큼 사행성 이미지는 덜어내야 했을 것 같아요. 이벤트 콘셉트와콘셉트와 디테일을 어떻게 정하셨는지 궁금해요.
이현정 말씀하신 것처럼 사행성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진 않게 하려 했어요. 원티드는 사용자들이 내 커리어를 믿고 맡기는 곳이기 때문에 신뢰가 가는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디자이너, 콘텐츠 담당자와 함께 재미있는 포인트를 많이 고민했어요. 다양한 표정으로 결과를 보여주는 ‘자클이’(원티드 내에서 자본주의 클로버를 부르는 줄임말) 캐릭터, 만화책 같은 삐뚤빼뚤한 폰트, 실제 응모권처럼 긁어서 당첨을 확인하는 액션까지. 많은 고민 끝에 직장인들이 공감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어요.
Q. 마케팅 채널과 메시지도 중요하죠. 어떤 기준으로 미디어와 메시지를 기획하셨나요?
이현정 ‘직장인들이 많이 있을 채널이 어디일까?’가 핵심 기준이었어요. 그런 미디어들에 예산을 집중했고, 메시지도 ‘일하는 모두를 응원하는 두 번째 월급’으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했습니다.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매력을 느끼고,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했어요.

ⓒ원티드
Q. 캠페인의 ‘자클이(자본주의 클로버)’ 캐릭터가 귀엽고 친근해서 기억에 남았어요. 자클이처럼 고객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획은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해요.
이현정 딱히 비결이 없었어요. 고객 입장을 최대한 많이 생각하려 노력했죠. 자클이는 꽝이 나왔을 때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행복을 의미하는 세잎클로버 캐릭터를 따로 만들었어요. 잠시 슬퍼하지만 다시 미소 짓는 애니메이션도 넣었고요. ‘다시 도전해 보자.’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참여 유도 역시 최대한 간단하게 기획했어요. 복권을 긁으면 나오는 결과 화면에 바로 공유 링크를 띄웠죠. 다른 사람이 링크로 참여할 때마다, 공유한 사람에게 추가 도전 기회를 제공했고요. 참여하는 사람이 재미있고, 편하게 느낄 지점들을 고민하고 반영했어요.
Q. 캠페인 성과는 어땠나요? ‘더 잘할 수 있었다.’ 같은 아쉬운 점은 없으셨나요?
이현정 입사한 후로 경험했던 가장 큰 성과라서 크게 아쉬운 점은 없어요. 예상보다 훨씬 잘 됐거든요. 캠페인 론칭일에는 원티드 역대 최대 신규 가입 수를 기록했을 정도니까요. 그만큼 뉴스와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도 많이 됐습니다. 기획에 대한 유저 반응을 보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컸어요.
Q. 공식 브런치에서 ‘동료를 고려한 기획서 작성, 침착한 업무 조정’에 칭찬이 많았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일하셨는지 궁금해요.
이현정 항상 ‘마케터가 아니어도 내 기획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작업하면서 필요한 정보가 잘 정리돼 있으면, 일일이 물어보지 않고도 참고해서 일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매체별 필요한 디자인을 리스트업하고, 참고 링크도 같이 첨부했어요. 각 매체별 이미지 사이즈, 텍스트 분량, 제작 가이드, 관련 담당자도 적었죠. 그런 것들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생각해요.

Q. 경묵님은 시스템 엔지니어로 당첨자 선정 로직 설계, 관리를 맡으셨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하셨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류경묵 월급복권 이벤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당첨자를 어떤 기준으로 정할 것인가?’였어요. 그 주제와 관련해서 다른 직무 분들과도 정말 회의를 많이 했고요. 기준을 정한 후엔 당첨 로직이 작동하는 구조를 설계, 개발하고 서버와 연동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PO가 없어서, 개발 일정도 직접 관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매일 목표와 거기에 필요한 업무들을 정리하고, 다른 직무 분들과도 틈틈이 논의하면서 스케줄을 맞췄어요.
Q. 사이드 프로젝트인 만큼 본업과 비중도 조정해야 하고, 프로세스도 직접 관리하셨을 것 같아요.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류경묵 월급복권 팀엔 사이드 프로젝트로 참여한 사람, 본업으로 맡은 사람이 섞여 있었어요. 그래서 같은 팀에 속했지만 서로 업무에 집중하는 코어 타임이 달랐죠. 그걸 맞추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현정 님에게는 업무 시간에 피드백을 요청하거나 미팅을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개발자나 디자이너 동료들도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야근도 많이 했습니다(웃음). 밤 11시에 화상회의로 QA도 진행하고, 피드백도 교환했어요. 그 과정에서 팀원들도 노하우가 생겨서, 시간이 지날수록 유연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일했습니다.
Q. 개발은 사소한 오류도 치명적이어서, 꼼꼼하게 작업해야 할 것 같아요. 월급복권 캠페인에서는 특히 어떤 점을 신경 쓰셨나요?
류경묵 크게 두 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는 대규모 트래픽이 몰려도 버틸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백엔드 구조를 설계해야 했어요. 다른 하나는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게 당첨자가 나오는 로직을 만들어야 했죠. 특히 당첨 프로세스가 고민이 많이 돼서, 이 주제에 대해서만 2주 넘게 논의하고 진행했어요.
Q. 다른 직무와 소통이 잘 돼야 기능이 잘 구현될 것 같은데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류경묵 큰 문제 없이 원활하게 일했어요. 디자이너나 프론트엔드 개발자분들 모두 이전에 협업한 적이 있거든요. 용어들도 최대한 쉽게 풀어쓰고, 꼼꼼히 확인해야 할 부분은 먼저 더블체크했죠. 같은 목표를 보고 달리는 만큼, 소통이 잘 되고 작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Q. 과거 경험들과 비교했을 때, 이번 프로젝트는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나요?
류경묵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희가 직접 우선순위와 시간을 관리한 게 제일 컸어요. 보통은 PO가 전체 목표와 기획안, 사용자 경험 흐름 등을 체크하거든요. 작업 일정이나 역할 조정도 마찬가지고요. 월급복권 프로젝트는 그런 부분을 각자 신경 써야 했어요. 처음엔 삐걱거렸지만, 서로 배려하고 의견도 내면서 손발을 맞췄죠. 모두 적극적으로 과정을 공유하고, 스케줄을 고려하면서 일했기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Q. 캠페인을 진행하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류경묵 월급복권 출시를 코앞에 둔 토요일 밤 10시에, 팀원들과 최종 점검한 게 기억나요. 마지막으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했죠. 저도 개발을 10년 넘게 했지만, 이렇게 일한 적은 거의 없어서 되게 새로웠어요.
Q. ‘처음 시스템을 접한 동료를 도와주고, 효율적으로 작업 방식을 관리한 점’에 대한 감사 메시지가 많았어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요.
류경묵 원티드에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는데, 프로젝트마다 코드나 일하는 방식이 조금씩 달랐어요. 개발자 중 한 분이 다른 서비스를 맡다 와서, 월급복권 개발에 필요한 환경에 익숙하지 않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걸 이해해야 하는지, 작업 프로세스가 어떻게 다른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어요. 같이 일하는 만큼 당연히 제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생각해요.
제가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 것도 도움이 됐어요. 일정 조율이나 작업 우선순위 설정처럼, 협업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도 많고요. 그래서 이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견을 많이 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두 분이 이번 프로젝트로 가장 크게 얻은 결실은 무엇인가요?이현정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일하면서, 스스로 틀을 깨는 경험을 한 게 제일 컸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각자 일정을 관리하면서 팀으로 일할지 헤맸던 것 같아요. 기획부터 출시까지, 모든 단계에서 의사결정을 같이 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 과정에서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물어보고, 제 생각도 말하면서 합리적인 팀워크를 배운 것 같아요.류경묵 저도 다른 직무 동료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일한 게 신선했어요. 이렇게 일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원티드 고객 지표가 이 정도로 상승한 프로젝트도 처음이에요. 그런 대규모 협업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해 본 게 제가 얻은 배움입니다. Q. 앞으로 새로워질 원티드에서 어떤 도전을 해 보고 싶으신가요?이현정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유저들이 자신의 일에 대해 더 꾸준히, 오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바쁘게 살다 보면 기계적으로 출근하고, 왜 이 일을 하는지 잊을 때가 많잖아요. 일의 의미나 도전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게 도와주는 캠페인을 해 보고 싶습니다. 원티드가 ‘커리어 루틴’을 만들어 주는 거죠.류경묵 최근 원티드 팀이 고민하는 건 월급복권 캠페인 등으로 유입된 사용자들이 꾸준히, 오래 서비스를 사용하게 만드는 거예요. 고객을 모으는 건 이벤트로 가능하겠지만, 굳이 원티드에 시간을 써야 하는 이유를 제공하는 건 다른 문제거든요. 리텐션 관련 개발 프로젝트에 도전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초능력자에게 가능성을 선물 받다>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글 최진수 브랜드 에디터사진 최호근 포토그래퍼발행일 2023.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