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해외에서 일하는 삶. 특히 거리도 가깝고 비슷한 문화권의 일본에서 커리어를 쌓는 분이 꽤 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해외 가서 일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 어떻게 일을 찾아야 하는지 불안한 요소가 많이 있죠? 그래서 인터뷰 시리즈 <일본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준비했습니다. 첫 번째 주인공은 바로 원티드 일본 파트너사인 'LAPRAS'에서 일하는 김대욱 님입니다. 일본 취업을 고려하고 있는 분들은 생생한 일본 생활 이야기가 큰 도움이 될 테니 끝까지 읽고 참고해 보세요.

Q. 일본에 오기 전 한국에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중소기업에서 4년 동안 일했습니다. 커리어는 데이터 엔지니어로 시작했어요.
Q. 일본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일본 문화를 좋아해서 꼭 한 번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일본에 왔어요. 유학 경험은 없고, 여행으로 몇 번 방문한 정도였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일본어를 독학해서 JLPT N1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였어요. 애초에 일본에서 취업할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도착하고 한 달쯤 지나자마자 바로 구직 활동을 시작했어요. 일상 회화는 어느 정도 가능했지만, 비즈니스 일본어는 처음이라 조금 걱정되긴 했죠.
Q. 일본에 오기 전까지의 일본 회사 이미지는?
IT 분야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매뉴얼이 아주 세세하게 되어 있고, 서류 작업이 많은 이미지였어요. 각자 맡은 역할만 수행하고, 위계질서도 한국만큼이나 엄격할 거라는 생각했고요. 전체적으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Q. 일본에서는 어떤 식으로 취업 활동을 하셨나요?
일본에 도착한 지 한 달쯤 지나 구직활동을 시작했어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일단 한 곳의 구인 사이트에 등록하고, 에이전트와 함께 일자리를 알아봤습니다. 서류 작성 방법도 배우고, 소개받은 채용 공고에 하나씩 지원했는데, 결국 일본에 온 뒤 약 4개월 동안은 일하지 않고 구직에만 전념했어요.
Q. 한국과 일본의 구직 과정에서 당황했던 점이 있다면?
일본은 서류 양식이 딱 정해져 있고, 채용 과정이 꽤 형식적이라는 느낌은 있었어요. 하지만 큰 혼란은 없었습니다. 다만 한여름에도 면접을 위해 정장을 입어야 하는 게 좀 힘들었죠. 일본에서 정장도 따로 구매했어요.
Q.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한국에서 쓰던 경력서를 바탕으로 일본식 직무경력서를 만들었어요. 에이전트의 조언을 받으며 일본식 포맷에 맞게 작성법을 익혔습니다. 한국의 학교나 회사 이름을 한자로 적는 것도 은근히 시간이 걸렸어요.
Q. 일본과 한국에서 채용 담당자가 중요하게 보는 포인트에 차이가 있나요?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기술을 익혔으며, 무엇에 몰입했는지를 묻는 건 비슷했어요. 결국 자기 경력을 일본어로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면접 때 일본어가 잘 통하고 있는지, 경어를 잘 쓰고 있는지 계속 신경 썼어요.
Q. 일본에서 취업 과정 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일본엔 적성검사 문화가 있는데, 일본어 독해 속도가 느려서 시간이 부족해 떨어진 적이 많았어요. 결국 합격한 회사는 적성검사가 없는 곳이었지만, 대비를 위해 관련 책도 사서 공부했어요.

Q. 일본에서의 커리어에 대해 알려주세요.
지금 다니고 있는 LAPRAS는 세 번째 회사고, 두 번 이직했어요. 첫 회사는 엔지니어 파견 기업이었고, 다양한 고객사에 시스템 엔지니어로 파견됐습니다. 일은 나쁘지 않았지만, 개발 후 결과물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없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다음에는 상장된 중견 벤처기업으로 이직했죠. 자사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였고, 나고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 중 하나였기에 홈페이지에서 직접 지원했어요.
그 후 지금의 LAPRAS로 이직했는데, 계기는 LAPRAS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면서 정말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일본에서의 이직은 매번 성장의 기회로 생각했고, 부정적인 이유로 회사를 옮긴 적은 없었습니다.
Q. 개발 환경이나 기술 스택의 차이는 있었나요?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요. 두 번째 회사부터는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문서 작업도 디지털화되어 있어서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못 느꼈습니다.
Q. 비자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첫 회사에 합격한 뒤 비자 신청을 했고, 약 한 달 후에 비자가 나와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회사에서 소개받은 행정사에게 수수료를 내고 서류를 준비했는데, 당시 수입이 없어서 8만 엔이 넘는 비용이 꽤 부담됐어요. 비자가 안 나오면 취업 자체가 무산되기 때문에 그 한 달 동안은 많이 불안했죠. 이후 갱신은 제가 직접 했습니다.
Q. 일본과 한국 기업의 차이점이 있다면?
출퇴근 시간을 정확히 기록하는 시스템이 일본답다고 느꼈어요. 하지만 덕분에 초과근무 수당이 정확히 지급되니 오히려 좋아요. 회식 문화는 일본이 훨씬 적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저한테는 더 잘 맞고요. 전반적으로는 워라벨이 일본이 더 뚜렷한 것 같아요.
Q. 야근이 있는 편인가요?
운이 좋았는지 강제 야근이나 수당을 못받는 야근은 전혀 없었어요. 자발적으로 일할 때도 많아야 한 달에 20~30시간 정도입니다.
Q. 휴가는 잘 쓸 수 있나요?
거의 불편함 없이 쓸 수 있어요. 일주일 전에 말만 해두면 별다른 이유나 설명 없이도 쉴 수 있습니다.

Q. 기술 스택의 차이는?
일본에 오기 전엔 몰랐는데 한국은 Java, 일본은 Ruby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사용하는 언어는 이직 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언어가 바뀌면서 공부를 따로 했어요. 원래 데이터 엔지니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웹 개발은 나중에 새로 배웠고요. 대부분은 한국어 자료로 공부했지만, Ruby는 자료가 부족해서 일본어로 공부했어요.
Q. 평가 제도는 어땠나요?
한국에서 일했을 땐 평가 기준이 모호했는데, 일본은 체계적으로 되어 있어 오히려 좋았어요. 평가가 명확하니 목표 설정이나 집중해야 할 포인트가 뚜렷해져 일하기 편한 것 같아요.
Q. 커뮤니케이션이나 의사결정 속도는 어떤가요?
한국은 일단 해보자는 식이라면, 일본은 구체적인 안을 정리한 후에야 진행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한국식이 더 맞지만, LAPRAS는 애자일 방식이라 일본 회사 중에서도 비교적 유연한 편이라 잘 맞아요.
Q. LAPRAS의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규모는 작지만 구성원 모두가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분위기라 배울 점이 많아요. 육아 중인 직원도 많아 근무 환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전면 리모트라도 소통에 어려움은 없어요. 전사 오프라인 모임이 3개월에 한 번, 팀 단위는 1~2개월에 한 번씩 있어서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 기회도 충분합니다.

Q.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시나요?
제가 만든 서비스를 제가 직접 사용하고, 다른 사람들도 쓰는 걸 볼 때 가장 뿌듯해요. 어느 회사에서 일하느냐보다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언어 장벽을 느낀 적은 있나요?
비즈니스 상황 특히 고객을 만날 때 경어가 어렵긴 해요. 지금도 가끔 말이 잘 안 나올 때가 있지만 결국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Q. 생활하면서 한국과 차이를 느낀 점이 있다면?
일본은 아직도 아날로그 행정이 많아서 구청 가면 반나절이 날아가요… 한국은 대부분 온라인으로 해결되니까요. 교통비도 비싸고, 전기요금은 한국의 두 배는 되는 것 같아요. 급여 자체는 비슷한데 세금이 높아서 그 부분은 주의가 필요해요. 반면 집값은 그렇게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고, 한 번 정착하면 살기 편한 나라라고 생각해요.
Q. 집 구하기는 어땠나요?
저는 일본에 아는 사람이 있어서 수월했어요. 보증인이 필요하다는 게 어렵긴 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을 위한 부동산 서비스도 많아져서 예전만큼 힘들진 않을 거예요.
Q. 힘든 순간은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내가 선택한 길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마음으로 버텼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경험이 더 많았기 때문에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일본에서 일해본 소감은?
제가 있었던 회사들은 개발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비즈니스로 이어지는지 늘 고민하는 분위기였어요. 그래서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에요.

Q. 앞으로의 커리어 계획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은 없습니다. 집도 마련했고, 일본에 가족도 생겼으니까요.
Q. 만약 한국에 돌아간다면 일본 경력이 도움이 될까요?
엔지니어로서의 기술은 국경과 상관없이 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만약 한국에 간다면 일본과 관련된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요. 일본어 능력과 문화 이해도가 무기가 될 테니까요. 일본에서의 경험은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적 경험은 물론, 낯선 환경에서 도전해본 경험과 자세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봐요.
Q. 실제로 일본에 살아보니 어떤가요?
한국에 있을 땐 일본이 딱딱한 나라일 거란 생각이 있었는데, 실제로 와보니 그렇지 않았어요. 사람들도 정말 친절하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은 전혀 없어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Q.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무엇보다 일본어 ‘읽기’ 연습을 많이 하세요. 일본어는 문장 구조가 복잡하고 맥락 파악이 어려워서 시간도 오래 걸려요. 번역 AI도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틀린 해석이나 오해가 생길 수 있어서 진짜 일본어로 공부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책, 뉴스, 신문을 많이 읽으면서 일본어 실력을 쌓았어요. 드라마나 대화에서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바로 찾아보고 바로 물어봤죠. 모르는 일이 있는 건 당연한 거니까 아는 척하지 말고 물어보는 게 중요합니다. 물어보면 잘 설명해주시니까 아는 척하며 넘어가지 않으면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요.일본에서 일하고 싶다면 일본어로 경력을 문서화하는 게 꼭 필요하니까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미리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사전에 준비해두는 걸 추천해요.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자기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개발자인 경우에는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환경이 훨씬 잘 맞을 수 있어요. 어떤 회사에 들어갈지 고민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LAPRAS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김대욱님 인터뷰 어떠셨나요?일본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음 2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Wanted와LAPRAS는 일본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한국분들을 지원하고 있으니 아래 내용도 꼭 확인해보세요!- 일본 현지 채용 포지션이 궁금하다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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