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신임 회장의 다짐 “모범적 지배구조와 경영문화 갖추겠다”
반면 DGB금융지주 회장 선임 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은행장과 달리 개방형으로 진행된 회장 공모에는 DGB금융그룹의 전·현직 인사는 물론 다양한 외부 인사가 참여했는데, 그중 김태오 후보가 2018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최종 선임되기에 이른다. 김태오 회장은 하나HSBC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35년간 금융업에 종사한 인물로, 그룹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투명한 인사관리 등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DGB대구은행의 환골탈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사에서 “책임 우선주의로 고통을 함께 나누고, 비전 수립의 모든 과정에서 소통을 통해 권위주의를 타파하며, 공정한 인사와 성과 보상, 폐쇄적 조직문화 탈피, 불법행위 근절과 지속가능협의회 설치 등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경영문화를 갖춘 금융 그룹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장 공백이 장기화함에 따라 2019년 1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태오 회장이 2년간 한시적으로 은행장직을 겸직하도록 의결하고, 같은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제12대 DGB대구은행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DGB대구은행의 혁신,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에 달렸다
DGB금융지주회장과 함께 DGB대구은행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운 그였지만 은행장 공백 사태와 같은 CEO 리스크를 해소하고 그룹 내부에서 우수한 역량과 도덕성을 두루 겸비한 차기 행장을 선출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했다. 이런 고민 끝에 DGB대구은행은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기로 한다.
이에 따라 DGB대구은행은 2019년 1단계 과정에서 그룹 내부 출신 임원 중 3명 내외를 은행장 후보로 선정하고, 2020년 2단계 과정에서 최종 후보 선정, 3단계 과정에서는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역량 강화 교육 진행, 그리고 최종적으로 2020년 12월 은행장을 선임하기로 한다.
김태오 회장은 2019년 1월 “DGB의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DGB대구은행 임원 누구에게나 DGB대구은행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라고 선언하면서 “이를 위해 학연이나 지연에 의한 파벌문화와 권위적·보수적 기업 문화를 근절하고, 조직 미래에 장애가 되는 구시대적 요소들도 과감히 개혁하겠다”라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DGB대구은행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전주곡이 시작됐음을 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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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ㅣ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