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지방은행, 최근 수도권 공략에도 가속도

우리나라 최초 지방은행, 최근 수도권 공략에도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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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DBG금융그룹은 은행장 선발이 왜 2년이나 걸렸을까> 시리즈의 1화입니다.


  •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을 향해 순항 중이던 DGB대구은행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은행장 공백 사태에 적잖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 “공정한 인사와 성과 보상, 폐쇄적 조직문화 탈피, 불행위 근절과 지속가능협의회 설치 등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경영문화를 갖춘 금융그룹을 만들어 보자”
  • “DGB의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학연이나 지연에 의한 파벌문화와 권위적·보수적 기업문화를 근절하고, 조직 미래에 장애가 되는 구시대적 요소들도 과감히 개혁하겠다”

우리나라 최초 지방은행, 최근 수도권 공략에도 가속도


DGB대구은행은 지난 1967년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지방은행이다. 지역 자본 육성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대구지역 상공업계의 노력이 합작해 일궈낸 대한민국 금융사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초 설립 취지에 걸맞게 DGB대구은행은 지난 50여 년 동안 지역 금융과 경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아낌없는 지원활동을 벌이는 등 지역 밀착 경영을 실천해 왔다. 또한 사회복지, 문화·예술, 교육장학, 체육진흥, 환경보존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 오고 있으며, DGB동행봉사단(2002년)과 DGB사회공헌재단(2011년)을 설립하여 종합 사회공헌의 산실로 우뚝 섰다.
DGB대구은행은 지역사회에 안주하지 않고 2008년 동남권 DGB 금융벨트 확장전략에 따라 같은 해 11월 서부산지점을 신설했으며, 이듬해 2월에는 동남권 최초의 지역본부인 동남본부를 설치하는 등 부산 및 울산, 경남 핵심지역에 점포를 개설해 나갔다.
2015년부터는 경기지역에도 진출했다. 그해 3월 금융위원회가 서울, 인천 등으로만 한정했던 지방은행의 영업 구역 제한을 해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렇게 되면서 반월공단지점(2015년 7월), 화성지점(2016년 11월), 평택지점(2017년 7월) 등이 잇달아 개점했다. 2019년에는 수도권영업혁신본부 신설하고 수도권 론센터를 개설하는 등 수도권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글로벌 은행으로 도약 중


2000년대 후반부터는 해외 무대에서도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인다. 2008년 중국 상해사무소를 연 DGB대구은행은 신남방 정책에 따라 2014년 베트남 호치민사무소를 개소한 데 이어 2017년에는 캄보디아 캠 캐피탈 특수은행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하는 쾌거를 거뒀다. 캠 캐피탈 특수은행은 프놈펜에 1개 본점과 5개 영업점을 보유한 캄보디아 최대 손익 규모를 가진 특수은행으로, 약 260명의 현지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를 계기로 DGB대구은행은 처음으로 해외 현지법인을 자회사로 확보하게 됐다.
DGB대구은행이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외에 남긴 발자국은 한마디로 눈부시다. 2009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Korea)’ 편입에 성공했는가 하면, 설립 50주년이던 2017년에는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 보호 평가에서 11년 연속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됐다. 그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회책임투자지수(FTSE4Good 지수) 7년 연속 편입 ▲DJSI Korea 9년 연속 편입 ▲DJSI Asia-Pacific 8년 연속 편입 ▲2017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지속가능성지수(KSI) 5년 연속 수상 등 값진 성과를 꾸준히 거두고 있다. 국내를 넘어 중국, 동남아 지역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며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런 은행장 공백 사태, 그 해법을 찾아라!


이렇듯 잘나가던 DGB대구은행이었지만 곡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것은 뜻밖에도 은행장을 둘러싼 문제였는데, 때는 2016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DGB금융지주 회장이자 DGB대구은행장이던 박인규 씨가 비자금 조성 및 채용 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DGB금융그룹 전체에 비상이 걸렸음은 불문가지다. 이로 인해 박인규 행장은 결국 2018년 3월 회장과 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2018년 4월 부랴부랴 박명흠 부행장이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게 됐고, 같은 해 12월 임기가 종료된 뒤에는 김윤국(부행장) 은행장 직무대행 체제로 접어들었다. 창립 이후 지난 53년 동안 12명의 은행장을 품에 안고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을 향해 순항 중이던 DGB대구은행으로서는 사상 초유의 은행장 공백 사태에 적잖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내 DGB금융그룹은 은행장 선임을 위해 내부형 공모를 진행하기로 하고 몇 가지 기본요건을 정했다. ▲최근 3년 이내 DGB대구은행에서 퇴임한 임원 또는 DGB금융지주 및 DGB대구은행 현직 임원 ▲손익 및 경영관리 분야 임원 경험 ▲비은행 계열사 임원 경험 등을 자격조건으로 적시한 것이다. 여기에다 다양한 경영 능력과 함께 도덕성 및 윤리성을 엄격하게 검증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적임자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은행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들을 심의하고 검증했더니 저마다 도덕성이나 윤리성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조직 내부에는 ‘은행장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깊어져만 갔다.


김태오 신임 회장의 다짐 “모범적 지배구조와 경영문화 갖추겠다”


반면 DGB금융지주 회장 선임 작업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은행장과 달리 개방형으로 진행된 회장 공모에는 DGB금융그룹의 전·현직 인사는 물론 다양한 외부 인사가 참여했는데, 그중 김태오 후보가 2018년 5월 DGB금융지주 회장으로 최종 선임되기에 이른다. 김태오 회장은 하나HSBC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지내는 등 35년간 금융업에 종사한 인물로, 그룹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투명한 인사관리 등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DGB대구은행의 환골탈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김태오 회장은 취임사에서 “책임 우선주의로 고통을 함께 나누고, 비전 수립의 모든 과정에서 소통을 통해 권위주의를 타파하며, 공정한 인사와 성과 보상, 폐쇄적 조직문화 탈피, 불법행위 근절과 지속가능협의회 설치 등으로 모범적인 지배구조와 경영문화를 갖춘 금융 그룹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장 공백이 장기화함에 따라 2019년 1월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김태오 회장이 2년간 한시적으로 은행장직을 겸직하도록 의결하고, 같은 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제12대 DGB대구은행장으로 최종 선임했다.


DGB대구은행의 혁신,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에 달렸다


DGB금융지주회장과 함께 DGB대구은행장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거운 그였지만 은행장 공백 사태와 같은 CEO 리스크를 해소하고 그룹 내부에서 우수한 역량과 도덕성을 두루 겸비한 차기 행장을 선출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했다. 이런 고민 끝에 DGB대구은행은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체계화하기로 한다.
이에 따라 DGB대구은행은 2019년 1단계 과정에서 그룹 내부 출신 임원 중 3명 내외를 은행장 후보로 선정하고, 2020년 2단계 과정에서 최종 후보 선정, 3단계 과정에서는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역량 강화 교육 진행, 그리고 최종적으로 2020년 12월 은행장을 선임하기로 한다.
김태오 회장은 2019년 1월 “DGB의 CEO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DGB대구은행 임원 누구에게나 DGB대구은행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겠다”라고 선언하면서 “이를 위해 학연이나 지연에 의한 파벌문화와 권위적·보수적 기업 문화를 근절하고, 조직 미래에 장애가 되는 구시대적 요소들도 과감히 개혁하겠다”라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DGB대구은행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전주곡이 시작됐음을 알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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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박민우ㅣ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