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의 초고속 성장을 가이드하는 데이터란

‘에이블리’의 초고속 성장을 가이드하는 데이터란

일자

상시
유형
아티클
태그
이 아티클은 <원티드 X 에이블리> 시리즈의 1화입니다.


‘7월 거래액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 ‘국내 2030 여성 10명 중 7명 사용’ ‘앱 실행 8억 회 돌파’. 이 모든 수식어는 3천만 AI 쇼핑메이트 ‘에이블리’ 앞에 붙는다. 이와 같은 초고속 성장의 비결 중 하나로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는 원팀 마인드를 꼽기도 했다. 원팀 마인드로 달려가는 에이블리 구성원은 어떠한 박자와 스텝으로 골인점에 가까워지고 있을까. 에이블리 프로젝트가 데이터에서 출발하는 만큼, 두 명의 DA(Data analyst)에게 데이터를 통한 의사결정 방식과 임팩트를 물었다. DA가 푸는 구체적인 사례에서 에이블리가 성공할 수 있는 농도 짙은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해당 아티클은 박범진 님, 조예지 님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 에이블리


폰 케이스도 샥출발? 총 거래액 전월 대비 83% 증가


에이블리에서 데이터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향의 의사결정 근거로 활용된다. 개선하고자 하는 페이지나 기능을 유저가 얼마나 사용하는지 먼저 알아야 효율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얼마나'의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DA 역할이다. 평일 6시 전 주문한 상품을 당일 출고하는 ‘샥출발’ 카테고리에 폰 케이스를 추가한 프로젝트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 프로모션이 성공할 수 있도록 리딩했다. 

샥출발의 폰 케이스 입점 프로젝트 진행이 확정된 이후 나온 첫 번째 고민은 ‘어떤 폰케이스를 진행할 것인가’였다. 판매 데이터는 디자인 요소가 들어간 폰 케이스보다 투명 케이스가 더욱 꾸준하게 판매됨을 보여줬다. 이 데이터를 근거로 에이블리 유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아이폰 5종, 갤럭시 3종의 케이스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갤럭시 상품을 아이폰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선정한 것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이었다.

에이블리 박범진 DA ⓒ 에이블리


에이블리 박범진 DA는 프로젝트에 데이터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드는 우려를 최전방에서 뛰는 동료와의 협업에서 해소하고 있다. 동료의 경험에서 나오는 근거로 데이터를 확인하고 방향을 새로 잡으며 시너지를 주고받는 것이다. 샥출발 폰케이스 카테고리 확장 프로젝트도 그렇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과연 결과는 어땠을까.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높은 거래액을 달성하기보단, 더 많고 다양한 상품을 사입해 테스트해보자는 것에 가까웠다. 가설과 같이 폰 케이스가 실제로 시장에서 니즈가 강한 아이템인지 확인하고 기반을 다지는 작업인 셈이다. 이를 기점으로 투명 케이스에서 더욱 폭넓은 브랜드 상품으로 확장하고 그립톡, 스트랩 등 휴대폰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파트너스 마켓*도 개설할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이 프로젝트는 가설을 입증하는 동시에 총 샥출발 거래액 증가에 기여했다. 폰케이스 카테고리를 확장한 6월, 샥출발 거래액이 대폭 증가하기 시작했는데 2022년 7월 거래액은 6월 대비 83% 증가했다. 박범진 DA는 클릭수와 노출수 측면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 파트너스 마켓(에이블리 파트너스 서비스) : 스타일 감각을 가졌다면 누구나 에이블리에서 쉽게 마켓을 오픈하고 운영하도록 사입/물류/ 배송/CS 모든 과정을 대행하는 풀필먼트 솔루션

“현재 시도하고 있는 제품 수, CTR(클릭/노출) 등을 봤을 때 (샥출발이) 효율이 높은 카테고리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금보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샥출발을 확대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면 거래액은 몇 배 더 성장할 거라고 감히 장담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 에이블리


상품 상세 페이지 문의 탭, 유저 플로우를 개선하다


DA는 보통 BA와 PA로 나뉘는데, BA는 주로 비즈니스 사이드에서 데이터 분석을 진행하는 일을 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상품 데이터를 중심으로 매출과 비용을 분석하는 게 BA의 역할이라면, PA는 유저 행동 분석이나 UX 관점에서 데이터를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유저 데이터를 바탕으로 앱 사용성과 기능 등을 고민하는 PA는 어떤 방식으로 임팩트를 낼까. 에이블리 조예지 DA는 상품 상세 페이지 문의 탭을 개선한 프로젝트를 사례로 소개했다.

에이블리 상품 상세 페이지에 위치한 문의 탭은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해 ‘상품 문의’ ‘주문 문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눠 구성됐다. 상품 문의는 구매를 하기 전 사이즈, 옵션, 재입고 등 상품 자체에 대한 문의를 의미하고, 주문 문의는 구매를 한 이후 결제, 배송, 교환 등 주문과 관련한 문의를 의미한다. 두 가지 중 전반적으로 상품 문의가 더 많은 상황이었는데, 데이터를 검토해 보니 대다수가 실제로는 주문 문의임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주문 문의를 해야 할 유저가 상품 문의 카테고리에 잘못 남기는 경우가 다수 발생하고 있었다. 조예지 DA가 속한 스쿼드는 유저가 행복한 구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문의는 유저가 직접적으로 불편을 표현하는 창구와 같은 역할을 하므로 문의와 엮인 불편을 개선하는 것은 유저의 행복한 구매 경험과 직면되는 이슈였다.

에이블리 조예지 DA ⓒ 에이블리


조예지 DA는 문제 해결에 앞서 상품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원인을 파악했다. 그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화면상의 UI 구조로 인해 주문 문의로 가야 할 유저가 적절한 해결 창구를 찾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주문 문의는 구매 이력과 같이 고객의 개인 정보에 접근해야 정확한 응대가 가능한데, 주문 문의가 상품 문의로 인입되면 법적 문제로 고객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정확한 응대가 불가능하다. 그럼 유저 입장에서는 원하는 답변을 받지 못해 자연스레 구매 및 사용 경험이 떨어진다. 이처럼 에이블리는 기존 화면이나 기능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할 시 기존 데이터를 확인해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지 설계하고 테스트한다. 앞의 사례에서는 기존 데이터가 부족해 대조군과 실험군을 설정해 테스트하고 인사이트를 얻고자 했다. 우선 UI적으로 상품 문의의 눈에 튀는 구조로 강조된 부분을 삭제하고, 주문 문의 버튼을 키우는 등의 작업을 거치며 상품 문의만큼 주문 문의도 유저에게 잘 보여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조예지 DA는 스쿼드 구성원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발판으로 성과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가 속한 스쿼드는 UI의 위계 문제로 인한 주문 유형 선택 실수를 파악하고 UI 개선을 해결 방법으로 선택했어요.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먼저 발견하고, 디자인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정말 개선되었는지 다시 데이터로 확인하며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가 기억에 남습니다. 촘촘한 협업을 했었기에 큰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어요.”

ⓒ 에이블리


문의 탭 개선 프로젝트의 목표가 문의 수 자체를 줄이는 것은 아니었다. 유저 문의가 각 카테고리에 맞게 유입되도록 개선해 셀러는 정확한 정보로 효율적인 응대를, 유저는 셀러에게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받는 데 목표를 뒀다. 대조군과 실험군을 비교해 본 결과 전체 문의 수는 동일한데, 주문 문의는 8% 증가하고 상품 문의는 33% 감소했다. 주문 문의가 UI적으로 잘 보여질 수 있도록 변경한 실험군이 문의가 잘못 분류되는 불편을 해소해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주문 문의를 해야 할 유저들이 정확한 카테고리로 문의하게 되면서, 내부적으로 업무 효율성도 증가했다. 

데이터에서 문의 탭의 문제를 발견했지만, 해결 방법은 UI 개선이 핵심이었다. 명확한 수치로 파악하기 쉬운 로직 변경이나 기능 제공을 통한 실험이 아닌, 디자인 실험이라는 점에서 DA가 파악한 문제와 가설에 맞는 디자인이 나오는 것이 관건이었다. 조예지 DA는 디자인 실험이 한 번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여러 차례의 프로젝트를 겪으며 깨달았다. 때에 따라서는 디자이너 역량에 따라 1차적인 성공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디자이너 한 명의 역량에 의지하지 않고 디자이너, PO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에이블리에서 기능을 제공하는 디자인은 보통 큰 수정이 필요하지 않는데, 이번 UI 개선은 스쿼드에서 예상한 대로 유저의 행동이 뒤따라와야 했기 때문에 몇 차례의 수정을 거쳤다고 한다. UI/UX 측면의 제품 인사이트와 스쿼드에서 원하는 목표를 접목시켜 최종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프로덕트를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가라면, 제품을 만드는 메이커와의 협업이 필수적이며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인사이트, 구체적으로는 디자인에 대한 감이 필요하다고 조예지 DA는 설명했다.

ⓒ 에이블리


에이블리를 소개하는 ‘3천 만 AI 쇼핑 메이트’는 추천 서비스가 뛰어나다는 뜻이며, 이는 곧 데이터 기반이 제대로 갖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DA에게 좋은 데이터의 기준은 무엇일까. 조예지 DA는 분석가에게 좋은 데이터란, 잘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라고 언급했다.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가 쌓여 있어도 활용하지 않거나 활용하지 못하는 데이터라면 죽은 데이터고, 반대로 적은 정보의 데이터라도 목적에 맞게 쌓여져 인사이트를 뽑을 수 있다면 좋은 데이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아가, 박범진 DA에게 좋은 데이터란 결측*이 최대한 적은 데이터라며 아래와 같이 풀어 말했다.

* 결측 : 계획된 실험 배치에서 어떤 사고로 이루어지지 못한 관측

“서비스가 커지면서 중복되는 이벤트 데이터도 생기고, 정의하기 어려운 데이터도 더 늘어나는데, 그건 어떻게든 개선 작업으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없는 데이터는 살리지 못합니다. 결측량이 많을 경우 이 값이 내가 생각하는 값이 맞는지 의심이 들기 때문에 결과에 확신이 들지 않게되죠. 그러므로 수집이 잘 된 데이터가 좋은 데이터라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은 빠른 데이터입니다. 만약 데이터 환경이 나쁘다면, 유저가 100명일 때는 1분만에 나오던 결과가 10,000명이 되면 100분이 걸리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비스가 커지더라도 안정적으로 빠르게 도출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원티드 X 에이블리> 시리즈 보러 가기



CREDIT


박효린ㅣ원티드 콘텐츠 에디터



발행일 2022.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