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개발자가 된 배민 개발자의 회고록

이정민 우아한형제들 프론트엔드 개발자

2년 차 개발자가 된 배민 개발자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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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나만 알고 싶은 개발자 취업 치트키> 시리즈의 8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인턴 개발자와 신입 개발자는 어떤 게 다를까요? 2년 차 배민 개발자의 회고록을 공개합니다. 
  • 과제 형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인턴 때와 달리, 지금은 체계적인 일정 하에 다양한 부서와 조율해 나가며 협업합니다. 
  • 직업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취준생 시절은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기'가 목표였지만, 지금은 '다양한 경험을 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기'가 목표라고 해요. 

대학교 졸업식이 며칠 전 같은데 벌써 2년 차 개발자라니 믿기지 않아요. 오늘은 지난 1년 반을 돌아보며 저의 현재 모습에 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우아한형제들 2년 차 개발자가 자주 듣는 질문



Q. 배달의민족 앱 개발하는 거 아니에요?

A. 우아한형제들에서 일한다고 하면 ‘배달의민족’이 먼저 떠오르다 보니, 배민 앱을 개발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일반 유저들이 사용하는 배달의민족 앱 외에도 사장님이 사용하는 서비스와 라이더분이 사용하는 서비스, 그뿐만 아니라 웹툰 플랫폼인 만화경도 개발하고 있어요. 또 B2C나 B2B 서비스 외에 사내 구성원의 생산성을 돕기 위한 백오피스를 개발하는 팀도 많이 있고요.

저는 현재 우아한형제들에서 백오피스 개발을 하고 있어요. 사내 업무 자동화와 비효율 개선을 통해 배민 관련 업무 효율을 증대하는 것을 목표로, 운영에 필요한 새로운 도구를 기술적으로 제공하거나 서비스 중인 운영 도구를 개선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Q. 신입과 인턴은 아주 다른가요?

A. 이전 글에서 제가 다섯 번의 인턴을 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 보니 인턴으로 근무했을 때와 지금의 차이를 묻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해요. 저의 경우, 인턴을 진행했을 때는 실무에 투입되기보다는 과제 형식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던 경우가 잦았어요. 

인턴을 통해서도 배우고 성장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신입으로서 실제 업무를 경험하는 것과는 조금 결이 달랐던 것 같아요. 실무의 경우 실 서비스를 배포하는 일이다 보니 일정이 체계적으로 진행됩니다. 주 단위의 스프린트를 실행하고, 티켓을 생성해서 할당하고, 브랜치를 피쳐별로 나누어 작업하고, 페어 프로그래밍하고, 코드 리뷰하고, 환경을 분리해 배포하고, QA를 진행하죠.

인턴 때는 그런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거치며 개발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그냥 써보고 싶었던 기술 마음대로 도입하고, 리팩토링은 커녕 정말 동작만 하는 코드를 짰죠. 그런데 지금은 기술을 선택할 때도 팀원들과 논의해서 타당한 근거를 찾은 후 도입하고, 코드도 미래의 확장성을 고려해서 짜고, 수시로 리팩토링 작업을 하기도 해요. 한 번 하고 치울 프로젝트가 아니다 보니까요.


Q. 업무에서 겪는 어려움은 없나요?

A. 다른 개발자들과 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보통 일정 문제와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많이 나왔어요. 서비스 릴리스 날짜는 변함이 없는데 기획이 미뤄지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막판에 개발자들이 야근하는 걸  보고 들으며, 내가 맡은 일에 실제로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이 정도면 일주일이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그 이상으로 걸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소요될 시간을 정확히 파악한다면 불가능한 것들을 사전에 잘라 말하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게 어려운 일이니까 쉽게 해결되지 않는 문제겠지만, 계속해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다거나 프로젝트가 산으로 간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종종 듣는데요, 그래서 다 같이 틈틈이 회고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현재 발생하는 문제점은 어떤 게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다음에 재발하지 않으려면 어떤 장치가 있어야 할지 등을 끊임없이 논의하곤 한답니다.


Q. 취업하고 난 뒤에는 마냥 설렜을 것 같은데, 정말 그랬나요?

A. 물론 너무나도 기뻤지만, 조금의 무기력이 찾아오기도 했어요. 취업하는 것 자체에 너무 힘을 쏟았더니 그 목표를 달성한 순간 살짝 힘이 빠지더라고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현재 취업 준비 중이라면, 취업 자체에만 너무 매달리지 말고 좀 더 구체적인 삶의 목표를 잡으셨으면 해요.

이전에는 밤낮 구분 없이, 출퇴근 구분 없이 코딩했는데, 취업하고 나니 퇴근 후에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목표 없는 공부만큼 어려운 것도 없어요. 그래서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 보기로 했어요. 운동도 배워보고, 여행도 해보고, 그림도 그려보고. 그렇게 개발자로서의 삶과 나로서의 삶을 완전히 분리해 봤어요.

그러다 보니 인생은 직업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회사 안에서의, 개발자로서의 나도 성장시켜야 할 대상이지만, 앞으로 평생 함께해야 할 나 자신 그 자체가 성장시켜야 할 대상이더라고요. 앉아서 개발하다가도 나가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개발 서적도 읽으면서 인문학 서적도 읽고, 회사 프로젝트도 열심히 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열심히 하고 말이죠. 그렇게 삶을 바라보기 시작하니 다시 열심히 살게 되더라고요. 이전의 목표가 ‘원하는 회사에 취업하기'였다면, 지금의 목표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끊임없이 성장하기'예요. 


Q. 지금은 어떤 것들을 하고 있나요?

너무 감사하게도, 이곳저곳에서 기고 또는 강연 제의가 종종 들어오고 있어요. 경험과 지식을 타인과 나누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다양하게 도전해 보고 있습니다. 또, 저는 여러 IT 동아리 경험을 해왔는데, 이번에는 직접 IT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해 보고 있어요. 직접 기획하고 홍보하고 인터뷰하는 경험 속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는 팀 업무 외의 것들을 시도해 보고 있어요. 사내 프론트엔드 그룹 운영진으로 다양한 사내 이벤트를 주최해 보기도 하고, 워킹 그룹에 들어가 사내 서비스 외의 재밌는 것들도 만들고 있어요. 사내 스터디에도 참여해서 사우님들과 지식 교류 및 네트워킹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커리어 외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봤어요. 프리다이빙을 배워 사이판으로 다이빙도 다녀와 보고, 영어 회화 학원도 다녀보고, 필라테스도 배워보고, 최근에는 제주도로 두 달간 워케이션을 떠나 리프레시하기도 했어요. 옛날에는 문득문득 무력감이나 공허함이 찾아오곤 했는데, 지금은 긍정적이고 활기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절망의 계곡: 더닝 크루거 효과와 임포스터 증후군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쯤 저는 우매함의 봉우리에 올라갔었어요. ‘나 되게 잘하는 것 같은데?’하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뿜뿜했죠.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인턴을 경험하고 탈락을 맛보면서 점차 절망의 계곡으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요즘에도 ‘나는 도대체 아는 게 무엇인가'하는 생각을 자주 하곤 해요. 그런데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 나눠 보니 생각보다 대다수의 사람이 겪는 고민이더라고요.

(출처: 이정민 / 제작: 원티드)


여러분은 임포스터 증후군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임포스터 증후군, 즉 가면 증후군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자신이 뛰어나지 않다고 여기며 불안감을 느끼는 마음으로, 언젠가는 사람들이 이 사실을 다 알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현상입니다. 자신의 성공을 노력이 아닌 운의 탓으로 돌리고 자신의 실력이 드러나는 것을 꺼리는 심리인데요, 일종의 방어기제죠. 

저는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곡을 찔렸어요. 주변 사람들은 뭐든지 척척해내는 천재 같은데, 저는 계속 제자리에만 있는 것 같고 부족한 것 같았거든요. 운이 좋아서 취업한 것 같다는 생각을 사실 2년 차인 지금도 종종 하는데, 이런 고민은 주니어일수록 더 겪기 쉬운 것 같아요. 

임포스터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속감을 되찾고, 자신의 성취를 시각적으로 정리하고, 목표를 위해 끝없이 도전하는 것 등이 해결법이라고 해요. 저는 IT 동아리에서 소속감을 찾고,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성취한 것들을 정리하고, 재밌고 뿌듯한 삶을 위해 끝없이 도전하면서 이겨내려고 하고 있어요. 아직도 절망의 계곡을 많이 벗어나진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하지만, 열심히 깨달음의 오르막을 오르는 중이랍니다.


커리어도, 삶도 무엇이든 열린 마음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세상이 얼마나 빨리,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기에 항상 긴장하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프론트엔드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과도 같았으니까요. 이처럼 앞으로 어떤 프레임워크가 나올지, 어떤 직군이 나올지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되곤 합니다.  

그래서 폭넓은 지식을 쌓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현재 프론트엔드로 분류되고 있는 기술에만 익숙해져 있기보다는, 개발 생태계의 전반적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물론 실천은 너무나도 어렵지만요. 모든 걸 완벽히 해내는 풀스택 개발자는 어쩌면 상상 속 유니콘일지도 모르겠지만, 필요할 때 뭐든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개발자를 목표로 달려 나가고 싶어요. 여러분도 본인만의 목표를 잘 설정해서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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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이정민 우아한형제들 프론트엔드 개발자 
단민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필자는 메가존 클라우드, 네이버, 우아한형제들, 당근마켓에서 인턴을 거쳐 현재 우아한형제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재밌고 뿌듯한 삶을 살아가고자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발행일 2023.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