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운영에 필요한 협업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글ㅣ강승훈 현대홈쇼핑 CX매니저

고객센터 운영에 필요한 협업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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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고객 경험 증대를 위한 서비스 전략 기획> 시리즈의 3화입니다. 


✍ 오늘의 아티클
  • CX 팀은 여러 유관 부서와 긴밀하게 일하고 있지만, 때론 사전 공유 없는 특정 서비스 런칭/프로모션 시작/마케팅 문자 발송 등으로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변화를 통해 문제를 극복했을까요?
  • 먼저 체크리스트를 유관부서에 배포하세요. 이커머스의 고객센터는 신규 런칭된 기획전 페이지의 런칭, 특정 월에만 진행되는 프로모션, 신규 결제 수단 카드 종류 및 예외 프로세스, 영업/제휴 플랫폼 추가에 따른 고객센터 런칭 등 수많은 일이 존재하니까요. 
  • 또한, 기록을 해야 합니다. 협업이 잦기 때문에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입장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주요 안건에 대해서는 업무 유형별로 진척사항을 정리하고, 수정된 날짜까지 세세히 기록하세요.

“선임님, 이번에도 저희에게 공유 없이 적용/발송/오픈/진행된 것 같아요.”

외주 고객센터 관리자 분들과 하루에도 수십 번이 넘는 대화 속에 다양한 내용이 오고 가지만, 이 중 가장 황당하고 일을 하는 데 맥을 빠지게 하는 것은 ‘사전 공유 없는 특정 서비스의 런칭, 프로모션 시작, 마케팅 문자 발송’입니다. 설사 공유를 하더라도 일이 진행되기 하루 이틀 전 또는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다 챙길 시간도 없이 이미 오픈해버린 경우도 많습니다. 급기야 아무런 내용도 공유 받은 적 없는데 고객 문의를 통해 알게 되거나 상담사가 앱을 켜서 우연히 둘러보다 부랴부랴 보고를 해주는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그나마 제가 일을 해온 6년을 통틀어 근 2년 내에는 이렇게 급작스러운 업무 공유나 크리티컬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유관 부서가 최대한 협조적으로 CX팀과 고객센터에 내용을 공유해 주고 있는데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를 포함한 CX 팀원들과 외주 고객센터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러한 문화를 뿌리 내리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이 지난 저희 회사지만, 이러한 변화를 일궈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전략1. 유관부서에게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배포하라 


– 신규 영업/제휴 플랫폼 고객센터 운영 런칭 사례

이커머스의 고객센터는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많은 업무를 부여받게 됩니다. 고객의 문의와 불만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규로 런칭된 기획전 페이지의 런칭, 특정 월에만 진행되는 대대적인 프로모션 내용, 새로 추가된 결제 수단 카드의 종류와 예외 처리 프로세스 등 알아야 할 내용이 많습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업무는 ‘영업/제휴 플랫폼 추가에 따른 고객센터 런칭’이 있습니다. 가령, 매출 확대를 위해 종합몰이 쿠팡이나 네이버,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셀러로 입점하게 되거나 자사 직매입 브랜드를 별도로 오픈하는 경우엔 별도의 고객센터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미 고객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종합몰이나 브랜드 사 입장에서는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외주 고객센터를 꾸리는 대신, 이미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고객센터 인력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이렇게 고객센터 내부에 신규 플랫폼을 담당하는 부서 및 전담 담당자를 지정하기 위해선 몇 가지 사전 작업이 필요합니다. 새롭게 고객센터 번호는 만드는 것인지, 해당 플랫폼의 어드민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해당 플랫폼의 상담사와 우리 상담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채널을 통해서 할 것인지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문제는 영업 팀과 UX 팀에서 오픈에만 몰두하다 보니,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신규 플랫폼 오픈을 위한 체크리스트’입니다. 사전에 준비해야하는 내용은 크게 변화가 없기 때문에, 유관부서에 해당 체크리스트를 배포하고 체크리스트 별 디데이를 기재해 일정을 공론화 하는 것입니다.

제공: 강승훈 / 제작: 원티드 


자료 1은 종합몰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신규 영업 제휴몰에 입점하는 경우를 가정해 작성한 ‘고객센터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체크리스트 예시입니다. 체크리스트를 기준으로 담당팀과 담당자를 기재하고 확인해야 할 시나리오들을 함께 기재합니다. 또한 시나리오 별 마감기한을 설정해 입점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이 누락없이 모든 일정들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사내에서 사용하는 협업툴을 통해서도 호환이 가능한데요. 노션부터 컨플루언스, 지라, 팀즈, 슬랙 등 유관부서와 소통하는 데 가장 적합한 협업툴을 선택해 CX 기획자는 체크리스트의 공통 포맷을 배포하고, 신규로 프로젝트가 런칭될 때마다 해당 포맷을 수정해 프로젝트에 특성에 맞는 변동 사항을 추가/삭제하면 됩니다.



전략 2. 무조건 믿을 것은 기록 뿐이다 


– 신선 식품 커머스의 자동 품절 미처리 관리 논란

서비스/고객센터 운영하는 데 중요한 것 다른 한 가지를 뽑으라면 역시 ‘기록’입니다. 유관부서와의 협업이 특히 잦은 업무 특성상, 담당자들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결정되는 사항이 많기 때문에 제대로 기록하지 않으면 반드시 입장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공: 강승훈 / 제작: 원티드 


지난 2019년, 신선 식품과 새벽 배송을 전문으로 하는 앱 서비스의 플랫폼 기획자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본래 상품 품절이 발생하면 결제가 자동으로 취소되는데 특정 결제 조건에 의해 결제 취소가 되지 않은 건들이 약 N건 쌓여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별도의 히스토리를 기록해 두지는 않았지만, 오픈을 같이 준비했던 멤버였기 때문에 해당 건에 대한 히스토리를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당시 자동 취소 미처리건에 대한 관리 화면이 필요하다고 이전 기획자분에게 요청드렸었지만, 별도의 화면이 개발됐다는 말은 전달받지 못했습니다. 저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다른 서비스의 경우엔 해당 화면이 있고 외주 고객센터 관리자들의 매일마다 정기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그러한 화면이 새로 신설되었다고 한다면 분명 업무를 새로 할당했을 텐데 저희는 전달 받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개발자는 “2021년, 해당 화면을 신설하고 나서 상담사분에게 화면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전달했고 실제로 상담사분들께서 자동 취소가 되지 않은 주문건을 직접 수기로 취소 처리해주신 건들도 있었습니다.”라고 반박하며 업무의 과실여부가 CX팀에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국 사건은 커뮤니케이션 상의 미스로 종료를 내렸고, 수기 처리가 되지 않은 건에 대한 처리 방향을 논의하는 쪽으로 회의의 주제가 변경됐습니다. 이러한 협업 부서간의 엇갈리는 말은 CX직무를 막론하고 어느 직무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사례입니다. 하지만 CX팀은 민감한 고객 정보를 포함해 클레임 처리를 다루는 부서이기 때문에 정확한 히스토리를 놓치게 되면 서비스와 고객센터 운영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주먹구구식 운영이라는 논란과 함께 고객과 유관부서로부터 모두의 신뢰를 잃을 수 있어 더욱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때문에 저는 주요 안건에 대해선 업무 유형별로 진척사항을 정리하고, 안건이 수정된 날짜까지 별도로 기록하며 내부 이해관계자들의 각기 다른 입장까지 함께 기록해 두는 편입니다.

  • 방법1) 고객센터, 유관부서로부터 받은 요청건이나 운영업무 개선에 필요한 항목들을 백로그처럼 기록하며 추후 업무의 우선순위를 재분장해 이해관계자들의 협의 사항도 함께 기록

  • 방법2) 상담 어드민의 특정 기획 프로젝트에 대한 주요 사항을 기록한 노션. 회의는 물론 메신저 상으로도 주고 받은 내용까지 함께 상세하게 기재하여 서비스 정책/운영 정책의 추후 이슈를 최소화를 목적으로 둠 

특히, 고객센터에서 사용하게 될 어드민 기획 업무까지 담당하고 있는 CX 기획자라면 업무는 배로 늘어납니다. 기획 요청사항을 개발자와 함께 가다듬고 정책을 협의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상담사들의 업무 환경 최적화를 목적으로 어드민을 기획하다 보니 고객센터 현장의 업무 프로세스에 맞게 요청 사항이 변경되거나 고도화되는 것이 많아 하나라도 놓치면 ‘고객센터에서 쓰지 않는 어드민 화면’이라는 최악의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이에 저는 노션을 활용해 고객센터-개발자-기타 유관부서와의 회의 내용부터 메신저 내용, 디테일하게 확정시켜야 하는 개발 사항까지 모두 기록해 주기적으로 해당 리포트를 유관 담당자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리해 보면 고객센터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함께 협업해야 할 부서는 많지만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하며 빠진 부분 없이, 고객의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선 ‘정리, 기록, 공유’가 핵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평소 어떻게 ‘정리, 기록, 공유’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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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ㅣ강승훈 (tomate321@hanmail.net
현재 현대홈쇼핑 고객보호팀에서 CS 채널 기획 및 고객센터 운영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서울과학종합대학원 AI MBA 과정을 수료하였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를 좋아해 브런치를 운영 중에 있으며 2022년 클래스 101 x 브런치 북 AI 클래스 프로젝트를 수상했다. (https://brunch.co.kr/@hunwwuf)


발행일 2023.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