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도 대신할 수 없는 개발 기술의 근간 | 원티드랩 김성광 테크 리드

AI도 대신할 수 없는 개발 기술의 근간 | 원티드랩 김성광 테크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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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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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광 원티드랩 테크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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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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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코리아, 인터파크, 아모레퍼시픽, 원티드랩 등 다양한 산업에서 굵직한 개발 이력을 자랑하는 그는 ‘물 흐르듯’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너도나도 목표를 향한 꼭짓점을 찍어 한발한발 치열하게 나아가는 커리어 세계에서 어쩌면 너무도 긍정적이고 유한 마음이라 비춰질 수 있겠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와, 동료와 살아내는 세상에 어떤 범주도 정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며 배우려는 태도야말로 AI 시대에서 다만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대체될 수 없는 개발이자 기술의 근간이 될 것이다.





놀이처럼 일하고, 끊임없이 배우다


Q. 성광 님은 원티드 소셜 프로필에서 본인을 ‘명언을 좋아하는 아재’라고 표현하셨어요. 인터뷰를 여는 명언 한 가지 부탁드려요!

A. ‘나는 평생 단 하루도 일하지 않았다. 그것은 모두 재미있는 놀이였다.(I never did a day's work in my life. It was all fun.)’ 발명가 에디슨(Edison)의 명언을 소개하며 시작할게요.


Q. 성광 님과 잘 어울리는 명언이네요.(웃음) 제가 가깝고도 멀리서 보는 성광 님은 늘 기분 좋게 웃으며 동료를 맞이해 주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궁금하더라고요. 본래 긍정적인 성향의 분인지 혹은 사회생활하며 둥글게 변하신 건지요.

A. 원래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인듯해요. 이전 직장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 ‘스마일게이트’에 다녔을 당시 시니어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에 참여했는데요. 현재 ‘팀과 리더 이야기’ 대표이자 조직 개발 전문가인 박태환 님의 교육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교육 과정 중 하나로 성향 검사를 진행했는데, 제가 ‘긍정적 성향’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어요. 박태환 대표님이 제 점수를 보시고는 제 동료들에게 “성광 님 정말 긍정적인 사람인가요?”라고 물으셨고, 이에 동료들은 “점수보다 더 긍정적인 사람이에요.”라고 답변했죠.(일동 웃음)


Q. 이제 커리어로 주제를 바꿔 볼게요. 성광 님의 이력을 보면 다양한 산업과 크고 작은 규모의 회사를 경험하셨어요. 우선 가장 예전으로 돌아가 첫 커리어부터 질문을 시작할게요. 성광 님은 2007년 넥슨코리아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하셨는데요. 게임 산업을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A. 사실 제가 게임 산업을 택한 것이 아닌, 넥슨코리아(이하 ‘넥슨’)가 저를 선택했어요. 학창 시절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주로 몸으로 하는 일이었어요.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날씨를 견디며 하는 일이 고되다 보니 자연스레 사무실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좋은 기회로 넥슨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는데, 참 감사하게도 6개월 후 정직원으로 전환되었어요.


Q. 넥슨에 재직할 당시 개발 문화는 어땠나요? 지금과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A. 주로 워터폴(Waterfall) 방법론으로 일했어요. 워터폴 방법론이란, 각 작업이 폭포처럼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업무 방식으로 ‘기획 → 디자인 → 개발 → QA → 배포’ 단계로 진행되는 걸 의미해요. 그래도 합이 잘 맞고 시너지가 나는 동료들과는 긴밀한 소통으로 애자일(Agile)스럽게 일하기도 했어요. 


Q. 그후 스타트업 창업을 하셨어요. 그때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창업을 하시게 된 계기와 어떤 사업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혹시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를 아시나요? 지식과 기술은 부족한데 자신감이 높아 잘못된 판단을 하지만, 이내 깨달음을 얻어 전문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개념이에요. 제가 무엇이든 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우매함의 봉우리’ 단계에 있을 때 창업을 시작했어요. 창업 아이템은 ‘셀프 세차장 찾기’로, 공동 창업자의 아이디어였어요. 셀프 세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에서 여러 불편함을 본 데서 나온 생각이었어요. ‘겨울에 온수가 나오는지’ ‘하부 세차가 되는지’ ‘개인 용품은 사용 가능한지’ 등 커뮤니티에서 서로 부족한 정보를 주고받더라고요. 우리가 셀프 세차장 정보를 모아보는 플랫폼을 만들어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해 보겠다고 생각했죠.


Q. 창업을 경험하신 후, 실무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 같아요. 

A. 비즈니스에 대한 시각을 말하기에는 제 경험에 비해 거창한 것 같아요.(웃음) 대신 개발자로서 가져야 하는 마인드를 세팅한 계기가 되었어요. 첫 번째는 세상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에 관심이 없다면 다양한 곳에서 유저(사용자)가 겪는 불편한 경험을 알아차리지 못할 거예요. 또, 세상에 관심이 전혀 없었더라면 제가 창업에 도전해 보지도 못했을 거고요. 두 번째는 끊임없는 배움, 세 번째는 많은 사람과의 대화예요. 책과 영상 등 미디어에서 얻지 못하는 배움을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Q. 2015년 회사로 돌아와 원티드에 합류하기 전까지 3번의 이직을 거치셨습니다. 서로 산업과 서비스가 다른데요. 성광 님이 회사를 선택하시는 기준이 궁금해져요.

A. 계획형이 아니라, 발길이 닿는 대로 이직했어요. 인터파크로 이직할 때만 제가 다룰 줄 아는 기술을 원하는 곳을 찾아 선택했고요. 그이후에는 지인 추천과 같은 경로로 이동했는데 이곳도 원티드랩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계신 오정석 님 추천으로 지원하게 되었어요.


Q. 그런데, 명확한 기준을 가지고 이직하는 사람이 비교적 더욱 많잖아요. 저 또한 성광 님과 비슷하게 발길이 닿는 대로, 물 흐르듯 지금까지 커리어를 쌓아왔는데 문득 후회가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면 나름의 커리어 맵을 그리고 차근차근 시작해 보고 싶어요. 성광 님은요?

A. 저는 다시 돌아가도 지금과 똑같을 것 같아요.(일동 웃음) 저희 나름의 방식으로 커리어를 쌓아왔기에 서로 이렇게 원티드랩에서 만나게 되었잖아요. 그러니까 이 방식 역시 특별하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그래도 후회가 남는다면 앞으로의 커리어는 계획대로, 원하는 대로 이뤄나가 보면 됩니다. 효린 님도 절대 늦지 않았어요.


완벽할 수 없어도, 완전한 진심으로


Q. 그간의 경험을 돌이켜봤을 때 성광 님에게 잘 맞는 조직문화는 무엇인가요?

A. 먼저 회사 규칙과 업무 프로세스가 최대한 간단하면서, 구성원에게 최대한의 자율과 책임을 부여하는 조직문화와 잘 맞아요. 두 번째로, 일을 하는 데 ‘Why’(이유)를 잘 설명해 주는 문화를 선호합니다. 이 두 가지가 아우러지는 조직문화라면 일을 놀이처럼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Q. 현재 성광 님은 원티드랩 테크 리드로 계신데요. 팀원을 채용할 때 면접에서 중요하게 보는 부분을 말씀해 주세요.

A. 이전과 현재 직장에서 하고 싶은 일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일을 실행했는지 질문해요. 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것은 현상을 잘 관찰하는 사람이고, 그 관찰을 통해 문제를 정의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또, 일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학습한 내용을 적절하게 적용해야 하기에 학습 능력도 뛰어날 거라고 예상하고요. 나아가 실행까지 했던 사람에게는 문제 정의와 해결 과정을 자세하게 물어봐요. 해결한 척하는 사람은 어느정도 이야기하다 보면 말문이 막히는 순간이 분명 오거든요.


Q. 이력서 작성에도 노하우를 하나 주신다면요?

A. 본인의 이력과 성과, 기술을 잘 정리하는 것이 중요해요. 장황하게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 챗지피티(ChatGPT)와 같은 툴의 도움을 받아 본인을 소개하는 핵심 내용을 뽑고 간단 명료하게 정리해 보는 거예요. 포트폴리오는 다양한 템플릿을 활용하거나 가독성을 높이는 레이아웃을 배워보는 걸 추천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유튜브 채널 ‘롤스토리디자인연구소’에서 포트폴리오 페이지의 레이아웃을 피드백해 주는 영상이 상당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보는 사람’을 고려한 레이아웃은 어떤 것인지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Q. 리더가 처음인 팀원이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요즘 제 고민이기도 해요. 이제 10년 차가 되었기 때문에 조직을 옮긴다고 생각하면 리더십을 고민하고, 공부할 때가 된듯하거든요.

A. 리더십이란 ‘사람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 명언에서 사람을 나아가게 하는 방법으로 총 세 가지를 꼽았는데요. 바로 1) 뒤에서 총과 칼을 겨누는 방법 2) 앞에 돈을 두는 방법 3) 앞에 꽃을 두는 방법이에요. 첫 번째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협박하는 거예요. “내 말을 듣지 않으면 이번 평가에 낮은 점수를 주겠어.”처럼요. 두 번째는 인센티브와 같은 현금성 보상을 앞에 두는 방법이에요.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어떤 ‘아름다움’에 감동시켜 움직이게 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솔선수범을 보이는 리더의 모습에 팀원들이 감동을 받거나, 리더가 비전과 가치를 통해 팀원들을 감동시키는 방법이에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에 본인 스타일에 맞춰 세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될 것 같아요. 겸손한 자세로 팀원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겠다는 목표(진심)에 집중한다면요.


Q. 반대로 리더로서 더욱 성장하고 싶은 영역이 있다면요?

A. 저는 선천적으로 리더십이 없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언제나 리더십을 기르고 싶은데요.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에 먼저 집중하려고 해요. 회사와 동료 그리고 세상에 넓게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직무의 동료들과 대화하려고 해요. 강연과 책 등으로 리더십을 공부하기도 하면서 계속 깨달음을 얻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성장하고 싶어요.


Q. 이번 <하이파이브 2025>에 연사로 참여하세요. 하이파이브에서 다룰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해당 강연으로 참석자들이 무엇을 얻어 갔으면 하나요?

A. 이번 강연에서는 아마존 클라우드프론트(Amazon CloudFront)를 활용해 전체 서비스 인프라를 어떻게 현대화했는지 실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해요. 단순히 정적 웹 리소스 전송을 넘어 API와 동적 데이터까지 클라우드프론트로 처리하면서 얻은 기술적 인사이트를 다룰 예정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이러한 아키텍처 전환을 통해 서비스 성능과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동시에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구체적인 설계 결정 과정, 직면했던 기술적 도전 과제들, 그리고 이를 해결해 나간 방법들을 상세히 공유할 계획입니다. 
참석해 주시는 분들이 강연에서 얻어가셨으면 하는 건 크게 두 가지예요. 첫 번째는 클라우드프론트가 CDN 이상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웹 캐싱을 넘어 전체 서비스 아키텍처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실제 사례를 토대로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두 번째는 현대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전환이 비용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오히려 적절한 설계와 구현으로 성능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가져가실 수 있을 거예요. 모쪼록 참석자분들의 실제 프로젝트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Q. 마지막 질문입니다. 성광 님이 <하이파이브 2025> 참석자에게 또 이 아티클을 볼 원티드 유저에게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를 몇 가지 소개해 주세요.

A. 먼저 원티드 아티클 ‘에디터란, 사랑에 다정한 사람’을 소개하고 싶어요.(일동 웃음) 앞서 인터뷰에서 제가 줄곧 이야기해왔던 사람과 동료에 대한 관심을 몸소 행동하시는 분이 쓰신 아티클이거든요. 짧은 분량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아 효린 님의 아티클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원티드 아티클인데요, 시리즈 <이 시대의 개발자로 일하기>를 추천해요. 총 12개 아티클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프리랜서에서 CEO가 된 이야기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개발자 경험, 스타트업 성장 과정 등 다채로운 에피소드를 엿볼 수 있거든요. 에디슨의 명언처럼 '일이 아닌 즐거움'으로 개발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을 만나볼 수 있어요. 특히 개발자 협업, 성장, 적응에 대한 주제는 우리가 함께 고민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는 ‘글쓰기와 삶은 결국 빼기의 연속’이라는 아티클을 소개할게요. 왜냐하면 <하이파이브 2025>에서 발표할 제 강연 주제와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클라우드프론트 도입으로 해낸 일이 결국 ‘빼기’의 과정이었거든요. 불필요한 네트워크 홉을 줄이고, 복잡한 아키텍처를 단순화했으니까요. 이 글에서 언급하는 ‘군더더기 없는 문장’처럼, 저희는 ‘군더더기 없는 아키텍처’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박효린 원티드랩 콘텐츠 사업 개발
사진 차진영 PD



발행일 25.03.04